NH·KB·하나·신한 등 주요 증권사 실적, 전분기 대비 큰 폭 상승동학개미 투자 열풍이 상반기 이어 실적 상승 동력으로 작용사모펀드 정관계 의혹·4분기 성장세 둔화 예상에 웃을 수만 없는 분위기
  •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라임·옵티머스펀드 파장이 커지면서 침울한 분위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은 전분기 대비 괄목할 만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2396억원으로 19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01.3% 급증한 3537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당기순이익 20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9.28% 증가한 수치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3453억원으로 같은 기간 42.76% 늘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4420억원, 47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0.42%, 42.02%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3분기 11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586억원) 대비 96% 증가한 수준이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2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375억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했다.

    상반기 고전했던 신한금융투자도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한숨 돌렸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2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5% 늘었다. 다만 3분기 누적 순익은 1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2021억원 대비 8.7% 줄었다.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이루는 배경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동학개미 덕분이다. 주식 시장에 직접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거래량이 실적 상승의 동력이 됐다. 

    3분기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7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6.7% 상승했다. 상반기에도 증권사들의 실적은 이 덕분에 고공행진을 이뤘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증권업계 분위기는 침울하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로 인한 여파가 날로 확산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금융사기 사건에서 출발한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정국을 뒤흔들었다. 여야 정쟁 속에 국정감사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관련 증권사 대표들은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거센 질타를 받았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라임 사태 펀드 자료 확보를 위해 오전부터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의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남부지검은 같은달 28일 KB증권을, 16일에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대신증권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의 라임 펀드 판매사에 대한 징계 수위 결정에도 증권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9일 라임 판매사에 대한 제24차 제재심을 개최해 판매사에 대한 첫 제재 심의에 착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감원은 기관 중징계와 함께 증권사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중징계를 예고해 업계 반발을 사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정치권의 압박을 받고 있어 더욱 부담이 크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호실적을 내고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3분기까지와 달리 4분기부터는 거래대금 축소 등으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반영 부담도 남아 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채권과 대체투자 자산의 일부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고, 3분기 대비 거래 대금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4분기에는 이들 자산들을 일부 손실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당국이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진행함에 따라 추가 환매 연기 우려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라임을 제외한 다른 펀드들은 충당금 인식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충당금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증권업에 대한 보수적 접근 의견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