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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3차 회의를 열고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 뉴데일리DB
문재인 정권이 집권 말기로 접어들면서 금융업계가 경쟁적으로 관료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영입하고 있다.
정권 교체기에 쏟아질 각종 민원과 규제 등 외풍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데 '관피아' 논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도 감지된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는 이번주 13일 총회를 열고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총회에는 김용덕 현 회장과 15개 정회원사가 참석한다.
김용덕 현 회장도 재무부 출신의 금융감독위원장(금감위·금융위원회 전신)경력을 바탕으로 협회장 자리에 올랐다.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앞서 3차 회의를 열고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차기 단독 회장 후보로 결정한 바 있다.
정 전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7회로 1986년 당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후 금감위 은행감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을 거친뒤 증권금융 사장을 거쳐 거래소 이사장이됐다. 이번 손해보험협회장은 세번째로 옮기는 금융단체가 된다.
생명보험협회도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는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과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등을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 내부에선 진 전 원장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점치는 모양새다.
손해보험협회가 관료 출신 인사를 확정한 만큼 생명보험협회도 비슷한 인사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진 전 원장 역시 재무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금감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 거래소 정지원 이사장이 손보협회장으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공석이된 거래소 차기 이사장에는 손병두 금융위 전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은행연합회 차기 회장에 이름을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등으로 모두 재무부 고위 관료 출신이다.
관피아에 대한 우려는 여당에서도 여전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나날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피아들이 국내 금융기관에 낙하산으로 포진해 있어 금융개혁이 방해받고 여러 부작용들을 가져오고 있다"며 "관련 법을 개정해 낙하산 방지는 물론 금융기관 자체 내부 승진이 가능토록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사무금융노동자들은 전문성과 경영능력, 경청과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인사가 투명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또한 정치인의 외압을 통해 반노동적 가치관을 가진 관료 출신 인사 내정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CEO 인사철마다 항상 잡음이 일어왔으나, 손해·생명 보험협회가 최근 관료 출신 인사 내정을 다시금 진행하면서 관련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업계 내부적으로 대정부 협상력이 커지는 효과를 노리며 관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