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부문별 고른 성장"…실적 성과로만 보면 연임 전망 밝게 점쳐져조직분위기 쇄신 위한 Hi-IOC 조직 운영 등 조직 문화 개선에도 좋은 평가사모펀드 사태 부담감 변수는 존재…옵티머스펀드 300억원 판매 후 투자사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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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경규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김 대표는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된 직후인 2018년 10월 대표이사에 부임했다. 

    실적면에서 연임 전망이 밝다. 동학개미 투자 열풍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올해 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경규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하이투자증권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하이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급증한 당기순이익 378억원을 실현하면서 누적 순이익 859억원을 달성,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849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김 대표가 부임한 후 지주 내 효자 계열사로서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DGB금융지주가 전분기 대비 순익이 5.9% 하락한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실적 선방을 하면서 이익기여도는 4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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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영업 분야 최고 입지를 다진 '영업통' 출신 김 대표는 IB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던 리테일과 WM부문의 강화에 힘썼다. 

    고객 맞춤형 상품 공급 역량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고객자산운용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신탁·랩 운용부를 배치하는 직제개편과 동시에 외부 인력을 보강해 운용 역량을 강화했다. 운용과 판매조직 간의 정기적인 협업을 통해 개인 및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시장상황과 고객니즈에 적합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해왔다.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에 박차를 가했던 결과 부임 2년 만에 신탁·랩(wrap) 운용자산을 6배 이상 성장시켰다. 2018년 말 1조8000억원 수준이었던 운용자산은 올 11월 기준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부임 초 3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랩어카운트 수탁고는 3조3000억 원 규모로 110배 이상의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핵심 사업인 IB·PF부문 역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부임 당시 김 대표는 하이투자의 전통적 강점 분야와 거리가 멀다는 점 때문에 우려의 시선을 받은 바 있다.

    IB·PF부문 3분기 순영업수익은 5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한 수치로, 비공동주택으로 사업장을 다변화하고 우량 딜 발굴 및 셀다운을 통해 수익 성장과 함께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회사 실적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중소형사인 하이투자증권을 대형 투자은행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경영목표를 갖고 자기자본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자기자본 1조원대 증권사 대열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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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대표가 소통을 통해 내부 분위기 쇄신에도 힘써왔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차장급 이하 청년 조직인 Hi-IOC를 창립하고, 조직 문화에 변화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IOC는 회사 내 개선사항과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소통을 통한 조직 문화의 변화를 목적으로 운영됐다. 

    자칫 요식행위로 끝나지 않도록 김경규 대표 역시 수차례 IOC 회의에 참여하면서 추진력과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권위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독려했다는 전언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2기 운영은 잠시 중단된 상태이지만 1기 운영을 통해 제안된 사내소통 플랫폼 '통하리'가 가동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통하리를 통해 제시된 의견 중 일정 횟수 이상의 '좋아요' 의견을 받으면 해당 실무 부서에서 답변을 해야 한다.

    실적 성장과 조직 문화 쇄신 등 전반적으로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지만 변수는 있다.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이슈로 인한 부담이다. 

    하이투자증권은 3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했고, 이로 인해 투자사인 에이치엘비로부터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사모펀드 사태 후폭풍이 김 대표의 연임 가도에 영향을 줄지 시선이 쏠리는 대목이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김경규 대표는 소탈한 리더십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려는 다양한 시도 속에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특히 좋은 평판을 주고 있다"면서 "실적도 사상 최대 성과를 이어가면서 신뢰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도 리더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의 연임 여부는 DGB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가 추천되면 하이투자증권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