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대만 공장 정전 생산 차질美, 中 반도체 굴기 견제 공급과잉 해소이미지센서, 차세대 D램 공정전환, 공급부족 이어져D램 현물價 소폭 반등, 내년 1분기 업황 개선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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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공급부족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 호황기에 재진입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지지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내년 2~3월부터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시장 조사기관들의 가이던스도 속속 상향하면서 2017∼2018년에 나타난 반도체 슈퍼 호황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올해보다 8.4% 증가한 469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은 올해보다 13.3% 증가한 1353억달러(약 147조원)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는 공급 부족이 꼽힌다. 미국의 중국 제재가 이어지면서 중국향 공급과잉 억제 효과 및 반도체 업계의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SMIC는 주문을 받아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5G 통신용 칩 같은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다. 

    중국 정부는 SMIC를 앞세워 반도체 굴기 실현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SMIC를 직접 겨냥하면서 이 같은 계획 달성은 미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작년 반도체 수입액은 3055억 달러(약 333조원)에 달하는 등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분야 자립 노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메모리 산업 진입은 가시밭길을 걸을 것을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측의 소송과 제재 영향으로 중국 측의 메모리 산업 진입과 파운드리 선단공정 진입이 어려워진 만큼 중국발 공급과잉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미국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정전 발생도 공급 과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3일 대만에 위치한 마이크론의 D램 생산설비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은 복구됐지만 생산 측면에서 최소한 며칠 간의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설비의 경우 마이크론의 생산설비 4곳 중 규모가 가장 크고, D램 생산 능력의 35.2%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D램의 CIS(이미지센서) 및 차세대 D램 공정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공급부족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 연말부터 D램 공급 업체들의 CIS 공정 전환이 재개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가 올 한해 CIS 시장 수요에 악영향을 끼쳤지만, 2021년에는 '5G 스마트폰과 고화소 카메라의
    수요 증가'가 그 동안 주춤했던 CIS 수요 증가가 예측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1년부터 본격화될 DDR5 시장의 성장도 D램의 웨이퍼 투입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DDR5는 2021년 하반기부터 PC와 서버용으로 응용처가 확대돼 2023년 상반기에는 D램 전체 시장의 90% 수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D램 공급 업체들은 2021년 상반기부터 DDR5 생산을 위한 공정 전환에 나서야만 하며 해당 과정에서 기존 공장의 생산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유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고정 가격이 내년 1분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하며,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D램 현물 가격도 하락세를 멈춘 상황이다. 이달 초 PC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 2400Mbps 현물가격은 2.77 달러를 기록해 전일 대비 0.14% 오르는 등 지난 10월 13일 이후 36거래일 만의 반등을 보였다. 

    마이크론 역시 최근 D램 공급 증가 분위기를 반영해 11월 분기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마이크론은 내년 1분기 매출 전망을 50억~54억 달러에서 57억~57억5000만 달러로 높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오름폭은 크지 않겠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수요 상승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