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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소재 한화솔루션 본사. ⓒ권창회 기자
한화솔루션이 신성장동력 발굴과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에 나선다. '에너지 대전환'과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재원 마련 차원이다.
22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의했다. 이번 유증은 주주 배정 후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19일이며 주주 청약일은 2월24~25일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증 대금을 포함해 내년부터 5년 동안 2조8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탄탄한 사업 입지를 구축해 둔 한국, 미국,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25년에는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달성, 세계적인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새로운 목표도 공개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증 대금 가운데 1조원을 태양광 사업에 투자한다.
우선 태양광 모듈 제조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중국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벌이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태양광 소재의 R&D 투자를 확대한다. 또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판매하는 고부가가치 사업도 강화한다.
미국, 유럽 등 수익성이 좋은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 건설, 매각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 투자도 진행한다.
발전 프로젝트는 초기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선제적 투자를 통해 우량 발전 자산을 확보하면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세계 태양광 발전시장은 2023년 1740억달러(약 190조원, IHS마킷)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잉여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이를 위해 최근 인수를 완료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잉 에너지 랩스(GELI, 젤리)를 통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향후에도 소프트웨어 기업을 추가로 인수, 하드웨어(태양광 모듈) 및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측은 "단순히 태양광 모듈을 생산,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IT 기반의 고부가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미"라며 "지속적 투자를 통해 태양광 기반 에너지 사업에서만 2025년 매출 12조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유증 대금 중 2000억원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투자한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의 저장·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 사업 확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M&A 등에 자원을 적극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수소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계열사들과 협업해 수소사업 시너지도 확대할 방침이다.
충남 서산시 대산에 세계 최초의 부생 수소발전소를 건설한 한화에너지, 한국가스공사에 수소 충전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파워시스템 등과 함께 수소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이미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고효율 수전해 기술 개발에 약 300억원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달 초에는 기존 R&D 투자와 별도로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약 300억원을 들여 강원 평창군에 그린수소 실증 생산단지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독일 등 해외에서도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실증 사업을 벌여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갖춘 그린수소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소사업 매출은 향후 5년간 누적 기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대표는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10년 이상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