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데이터유출 가능성, 제재 검토연 2천만대 판매 3위 제조사… 2Q LG 추월美 '중저가 TV 제조사' 비지오 직접 수혜 전망도
  • ▲ 자료사진. ⓒ삼성전자
    ▲ 자료사진. ⓒ삼성전자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SMIC에 이어 TV 제조사 TCL까지 중국 기업을 향한 제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TCL은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제재가 실현된다면 삼성과 LG에도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TCL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는 중국 TCL이 생산한 TV의 사용자 프라이버시 침해 및 데이터 유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TCL의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역 동원 관련 의혹도 지적했다.

    TCL이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부품업체 및 유통업체와 거래에 있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TCL은 다른 중국 제조사들과 달리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축에 속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 TCL의 TV 출하가 가장 많은 지역은 미국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CL은 연간 2000만대 규모의 TV를 판매하는 글로벌 3위 제조사로, 연간 매출액은 약 63억달러에 달한다"며 "정체된 TV 시장 속에서 미국과 아시아, 라틴 지역에서 고성장하며 매년 15% 이상의 TV 판매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TCL은 올 2분기에는 판매 수량 기준으로 점유율 12.7%를 기록,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LG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오르는 등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가 이뤄질 경우 TCL은 37%에 달하는 미국 판매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글로벌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후발주자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또 TCL 물량 일부가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노 연구원은 "TCL 제품 중 중가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저가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비지오, 하이센스 등이 TCL의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기업인 비지오가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비지오는 자국 시장에서 중저가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 TCL 전략과 겹친다.

    업계 관계자는 "TCL 제재가 현실화되면 국내 TV 제조사들의 사업기회 확대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비지오는 판매 전략이 TCL과 흡사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