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장관, 한상혁 위원장 신년사 '디지털 혁신' 방점텍스트 형식 전달 그쳐... 주무부처 걸맞는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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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주요 정부부처를 비롯해 업계의 수장들이 한 해의 포부를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신년사는 특별한 양식도 없고 자유롭게 내용을 구성할 수 있다. 1년을 돌아보며 드는 생각들을 진솔하게 작성하고, 새해를 맞아 당부하고 싶은 내용을 담는다. 직원들의 사기진작은 물론, 한 해를 꾸려나갈 경영 포부를 엿볼 수 있다.IT 업계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신년사의 키워드를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 미디어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반도체와 6G 통신 등 미래 혁신기술을 확보하고, 비대면 서비스 창출을 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디지털미디어 격차를 줄이는 미디어 복지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양 부처 모두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신년 포부를 피력했지만 와닿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통상적인 보도자료를 보낼 때 으레 그렇듯 신년사는 텍스트로 채워진 게 전부였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영상도 찾아볼 수 없었다.삼성, SK,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수장들이 신년사를 온라인 행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들의 경우 일찌감치 자사의 ICT 기술을 활용해 영상 간담회나 회의를 주재해 왔다.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 사회에서 디지털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 주무부처는 여전히 선택을 하는 모양새다. 현장의 서비스를 체감하지도 않고 정책을 내놓는 것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영상으로 신년사를 대체하라는 것이 아니다. AI 반도체 제조 공장, 데이터센터 등 기업들의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담는 노력이 변화의 첫 걸음이 아닐까. 디지털 혁신이 보이지 않는 신년사가 요식행위로 비춰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