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알뜰폰 조합 인기… 갤럭시S21 자급제 비중 30% ↑SKT 도매대가 인하는 기대 이하… 40%로 낮아져야 경쟁 가능도매대가 낮아져야 알뜰폰 업계 선순환 구조 이어질 수 있어
  • ▲ 알뜰폰스퀘어 외관.ⓒ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 알뜰폰스퀘어 외관.ⓒ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최근 갤럭시S21 흥행으로 '자급제+알뜰폰' 조합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알뜰폰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이들은 이동통신3사가 도매대가를 크게 인하하지 않는 이상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G 자급제 단말로 LTE 요금제의 공식 개통이 가능해지면서 '자급제+알뜰폰' 조합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자급제폰이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유통사에서 구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자급제폰을 구매하면 통신사의 멤버십 혜택은 없지만, 약정기간 없이 통화 패턴에 맞는 통신사와 요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갤럭시S21 사전예약 판매에서 자급제 비중은 3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애플의 신규 5G 스마트폰 '아이폰12'은 두달만에 약 100만대가 팔렸는데, 이중 자급제 비중은 약 20%에 달했다.

    하지만 정작 알뜰폰 업계는 실질적인 도매대가가 인하되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급제폰이 확대되면서 알뜰폰 요금제 가입 고객도 증가하고 있지만 높은 도매대가 때문에 이통사와 경쟁구도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SK텔레콤도 최근 '언택트 플랜' 5G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알뜰폰 업계에 기존 요금제 도매대가를 인하해 제공하기로 했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업체가 SK텔레콤에 제공하는 도매대가는 해당 요금제의 89~96% 수준으로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알뜰폰 요금제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도매대가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사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 이통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로 소비자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매대가를 소폭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알뜰폰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기존에 운영하던 5G 200GB 요금제와 9GB 요금제 도매대가율을 각각 68%에서 62%로, 62%에서 60%로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GB 요금제 경우 도매대가가 3750원 내려 4만 7250원으로 소폭 낮아진다.

    업계에선 알뜰폰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도매대가율이 40%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통신 3사가 요금을 인하 했지만 망 도매대가 자체를 인하해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내부에서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와 중소업체 간 간극이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은 갤럭시S21 자급제폰 출시에 맞춰 마케팅 경쟁에 나선 반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존 고객까지 빼앗길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3사는 최근 앞다퉈 요금제를 인하하고 있다. SK텔레콤에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5G 중저가 요금제 '5G 세이브'와 '5G 심플' 2종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중저가 5G 요금제 '5G 슬림+'와 '5G 라이트+' 2종을 이달 중 선보였다.

    하창직 알뜰폰협회 사무총장은 "알뜰폰 요금제의 기반인 도매대가가 낮아질수록 새로운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면서 "요금이 인하되면 이용자들도 늘어나 선순환적으로 알뜰폰 업계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순증 가입자는 4만394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증 가입자는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