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예‧적금 잔액 673.7조원, 전년比 12조↓은행채 순발행액 작년 44.9조, 1년새 39조 늘어예대율 관리에 은행채 인기…대출금리 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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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은행 대출수요는 크게 늘어났지만 예·적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은행들이 대비책으로 채권 발행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채권 발행은 예‧적금보다 이자율이 더 높아 은행들이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은행채 순발행액은 44조9141억원으로 2019년(7조2282억원) 대비 37조6859억원이 증가했다. 

    상환액은 비슷했지만 발행액이 같은 기간 39조6300억원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은행들이 채권 발행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예·적금 이탈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예·적금 잔액은 673조7286억원으로 전달인 11월 말 대비 7조5832억원 줄었다. 전년(2019년) 말(685조7160억원)보다는 1.7%(11조9874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당장 쓸 돈이 급해지자 갖고 있던 예금이나 적금을 깨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예·적금 이자가 크게 줄어 은행에 맡겨둔 돈을 빼거나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주식 시장 대기자금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전통적인 현금조달 통로가 막히면서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올해 6월까지 은행들의 예대율 기준을 종전 100%에서 105%까지 허용했지만 대출 증가와 예금이탈로 이마저도 한계에 도달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은 예대율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아직까지 은행 예대율이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정기예금이 앞으로 추세적으로 계속 이탈된다면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으로 정기예금 이탈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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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은행채 발행으로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입장에서는 예‧적금에 지급할 이자율보다 채권에 지급할 이자율이 높기 때문에 불어난 자금조달 비용만큼 대출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예‧적금 이탈을 막고 예대율을 관리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높이거나 특판을 내놓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한 예금금리가 크게 인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은행채 발행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