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14일 종합몰서 '오픈마켓' 전환 앞둬네이버·쿠팡이 이끄는 오픈마켓… 경쟁사도 진출직매입·오픈마켓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
-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오픈마켓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자사 제품만 온라인으로 파는 것에서 벗어나 외부 판매자에게도 플랫폼을 개방하는 것이 상품 구색과 거래액을 늘리는 데 가장 좋은 전략이기 때문이다.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 중순 온라인몰을 오픈마켓 형태로 리뉴얼해 선보인다. 이를 위해 오는 14일 이용약관을 개정하고 ‘통신 판매 중개업’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오픈마켓은 여러 판매자가 모여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로, 유통업체가 물건을 사 마진을 받고 소비자에게 되파는 직매입 쇼핑몰과 달리 입점업체에게 수수료(중개료)와 광고비 등을 받아 수익을 낸다. 쿠팡, G마켓, 11번가 등이 대표적이다.다만 홈플러스는 누구나 등록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기존 ‘오픈마켓’과 달리 판매자를 법인사업자 또는 개인사업자 중 일반과세자로 제한할 예정이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온라인 가속화를 위해 통신 판매 중개서비스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홈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통신판매중개업 진출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오픈마켓 전환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까지 미정”이라고 말했다.이마트 자회사이자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채널 SSG닷컴도 지난해 오픈마켓 사업을 위해 이용약관에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하고 구체적인 서비스 시작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론칭하기로 하고 외부 판매자 모집에도 나섰지만,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현재 오픈 일정을 연기했다.롯데쇼핑도 지난해 4월 백화점·마트·홈쇼핑·닷컴·하이마트·슈퍼·롭스 등 7개 유통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을 하나로 모은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인 ‘롯데온(ON)’을 론칭하면서 오픈마켓 모델을 도입했다.오픈마켓은 현재 온라인 쇼핑 업체라면 대부분 활용하고 있는 사업 모델이다. G마켓·옥션·G9 등 이베이코리아의 모든 서비스는 오픈마켓이다. 위메프와 티몬 역시 처음에 소셜커머스로 출발했다가 종합 온라인몰로 전환한 이후 최근 2~3년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신고하고 오픈마켓 형태 제품을 판매 중이다.대형마트처럼 직접 물건을 사들여 파는 직매입으로 성장한 쿠팡 역시 오픈마켓 서비스 ‘마켓플레이스’를 운영 중이다. 입점한 판매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로켓배송을 해주는 ‘로켓제휴’ 서비스를 내놓으며 오픈마켓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유통 대기업들이 오픈마켓으로 집결하는 배경으로는 ‘거래액’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거래액 기준 네이버가 20조924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쿠팡이 17조771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옥션·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 11번가(9조8356억원), 위메프(6조2028억원) 순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특수로 쿠팡 거래액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21조원을 돌파했다는 전망치도 나온다.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네이버와 쿠팡에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 제품만 온라인으로 파는 것에서 나아가 외부 판매자에게도 플랫폼을 개방하는 것이 상품 구색과 거래액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각오다.상품 구색도 손쉽게 늘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상품기획자(MD)나 관리자가 일일이 상품을 직접 구입하거나 공급 업체를 발굴해 상품을 선보이는 기존 온라인몰과 달리 오픈마켓은 플랫폼만 만들어 놓으면 상품 등록부터 결제, 발송까지 외부 판매자가 모두 알아서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상품 수를 급격히 늘리는 게 가능하다.현재 국내 대표 오픈마켓 서비스 1곳에서 활동하는 판매자는 약 20만명, 이들이 판매하는 상품의 품목 수(SKU)는 약 5000만개에 달한다. 아직 오픈마켓을 시작하지 않은 SSG닷컴의 SKU와 비교하면 5배 수준이다.게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소싱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직매입 모델은 유지하면서 통신판매중개업을 접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외형 확장과 수익 강화를 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