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사내이사 임기만료소액주주연합 반대 의사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 30.28%에 그쳐
  • ▲ 서울 중구 한솔그룹 사옥. ⓒ한솔
    ▲ 서울 중구 한솔그룹 사옥. ⓒ한솔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주주총회와 소액주주 트라우마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지만 경영권 보장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3.34%를 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조 회장의 지주사 한솔홀딩스의 지분은 17.23%. 한솔케미칼과 한솔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및 우호지분을 모두 합해도 30.28%다.

    정관변경이나 이사 감사·해임, 인수합병 등 주요안건을 의결할 때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면 안건이 통과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권으로 여기는 33.34%에 3% 가량이 부족하다.

    늘 꼬리표 처럼 따라붙는 적대적 주주제안 등 경영권 위협요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2019년 주총 당시 소액주주연합은 이사회가 결의한 무상감자를 막고 유상감자와 주당 250원 배당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당시 해당 연합이 위임장을 모아 확보한 지분율은 20%를 넘겼고, 무상감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안건은 1년이 지난 지난해 주총에서 가까스로 통과됐다. 이때도 소액주주연합이 회사 측의 무상감자 안건에 반발했지만, 2019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조동길 회장 등이 한솔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매수한 결과다.

    하지만 무상감자가 이뤄졌고 조 회장이 꾸준히 지분을 늘렸지만 여전히 목표치에는 부족하다. 이로 인해 2019~2020년 주총에서 소액주주에 시달렸던 모습이 올해도 재현될 공산이 크다.

    이달말 열릴 주주총회의 핵심안건은 조동길 회장의 이사 연임이다. 한솔홀딩스의 사내이사는 총 4명인데 이 중 조 회장과 이재희 대표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소액주주연합은 이를 반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준비 중이다 조 회장 입장에선 매년 3월이 ‘트라우마’나 마찬가지다.

    소액주주연합은 무상감자가 이뤄진 상황에서 조만간 유상증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증자가 공시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팔아서다. 반면 신규 취득자들에게는 호재가 된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조동길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지분을 새롭게 매수해 보유량을 늘릴 수 있다. 소액주주들은 총수 일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금력이 부족하다.

    유상증자가 이뤄지기 전 주가로 회복할 때까지 한솔홀딩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기는 힘들다. 저가에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한솔 측은 소액주주가 우려하는 것처럼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소액주주의 반대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