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소통 문화 지향... 성과급 논란도 그 일환보여주기식 리더십 자중해야... 직원들 눈높이에 맞춘 신뢰 구축 필요
  • 춘추전국시대 위(衛)나라 출신 장수인 오기(吳起)는 뛰어난 명장이자 병법가로 알려져 있다. 병사들과 같은 옷을 입고 먹고 자는 등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부하들에게 귀감이 됐다. 특히 병사의 몸에 난 종기를 직접 빨아 낫게 해준 오기 장군의 리더십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한다. 20~30대 직장인에 속하는 이들은 최신 트렌드에 밝고 수평적 소통 문화를 지향한다. 기존의 상명하복, 연공서열 중심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대한민국의 주요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가 최근 세간에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IT 주요 기업에서 촉발된 성과급 불만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에서 MZ세대는 성과급 평가 기준을 공개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는 회사 대표가 직접 단상에 서서 이들을 달래고 나섰다.

    문제는 MZ세대가 단순한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적당한 타협이 아닌 공정한 결과물을 얻는 것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및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빈축을 산 이유도 여기에 있다. MZ세대가 원하는 것은 회사측의 일방적인 입장 전달이 아닌, 정확한 성과급 평가 기준 및 직원 처우 개선이었다.

    MZ세대가 기업들의 수장에게 오기 장군과 같은 헌신의 리더십을 바라지는 않는다. 되레 그들의 언어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헌신에 앞서 MZ세대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독려하는 것이다. 오기 장군이 매번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부하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구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