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사정 이해 부족…본점 매입비용 125억 묶여사태 수습 보다…'책임론' 앞세운 여론전 가열대구은행 "사태 수습에 모든 역량 집중"…새 부지도 모색
  • ▲ DGB대구은행의 캄보디아 현지은행인 대구은행 스페셜라이즈드뱅크(DGB SB) ⓒ대구은행
    ▲ DGB대구은행의 캄보디아 현지은행인 대구은행 스페셜라이즈드뱅크(DGB SB) ⓒ대구은행
    DGB대구은행이 캄보디아 현지은행인 대구은행 스페셜라이즈드뱅크(DGB SB) 본점 사옥 매입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부동산 매입과정서 약 1200만달러(약 135억원)를 날릴 위기에 처한 데다 사실관계보다 책임론을 앞세운 여론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4일 대구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구은행 자회사인 DGB SB는 지난해 5월 상업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해 현지 부동산 중개 에이전시를 통해 캄보디아 산림청 소유 건물 매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서 전체 부동산 매매대금의 60%인 1200만불을 지급했다. 

    상황이 꼬인 것은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매입을 추진했던 건물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국계 기업에 매각되면서다.캄보디아에서 정부의 건물을 매입하는 절차가 비교적 복잡하고 표준화돼 있지 않아 혼란은 더 커졌다. 

    특히 캄보디아 정부가 매각을 승인하는 공식 문서인 소저너(SOR JOR NOR, Principle Approval)를 발급 받은 뒤에 선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문서 발행 전에 선금을 지급하면서 돈이 묶여버렸다. 

    이에 대구은행 측은 "캄보디아 부동산 거래관행과 현지사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면서 "DGB SB는 매매대금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다"고 밝혔다. 

    DGB SB는 현지 부동산 에이전트에 이미 지급한 선금을 돌려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지 에이전트는 정부 부동산 거래 관행을 들어 다른 대안 물건을 중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대구은행 측은 "현지 에이전트와 연락이 안된다던가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현재 법적대응은 하지 않고 대체 물건 등의 매입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DGB금융지주 김태오 회장의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이 당시 공석이었던 은행장직을 겸직하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사옥 매입과 관련해 캄보디아 DGB SB 이사회 의결을 거친만큼 '과도한 책임지우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해당 사건이 터진 뒤 금융감독원에 직접 보고해 당국과 진행 사항을 협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캄보디아 대사관측과 협의를 통해 사태 수습에 적극적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입과정을 상세하게 밝힌 것은 사건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서"라면서 "사태를 수습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