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 진영간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 관련,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중재 소송 2차 청문회가 개최된다.
검찰이 최근 FI 진영에 대한 기소 결정을 내린 가운데 국제사회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과 어피니티 측의 ICC 중재 소송 2차 청문회가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중재법원의 법리검토 청문회는 지난해 9월 개최됐으며, 이번 2차 청문회는 양측의 마지막 변론 일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상 청문회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분쟁은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이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안진'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2019년 3월 ICC 법원에 국제 중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0월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지연에 반발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어피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개 투자자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 2054억원에 매입했다.이때 2015년 9월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자신들의 지분 가격 책정을 위해 딜로이트 안진에게 가격을 의뢰했고, 이들은 주당 40만 90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교보생명 측은 주당 가격이 20만원 안팎으로 책정되어야 합당하며, FI 진영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행사가격이 행사일인 2018년 10월 기준으로 책정되어야 하는데, 주요 보험사들의 주가가 높았던 2017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평균 주식을 가치 삼아 가격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어피니티 측의 국제 중재 신청 후 교보생명도 맞불을 놓았다. 회계법인이 FI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용역을 수행했다며, 지난해 4월 검찰에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에 나섰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딜로이트 안진 소속 회계사와 FI 임원들에게 기소 결정을 내렸지만, 어피니티 측은 검찰 기소 결정이 국제 중재 절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FI 측은 "현재 검찰에 제출된 모든 증거자료는 투자자가 국재중재에 제출한 것"이라며 "ICC에서 새로운 증거를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므로 중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교보생명 측은 국내 기소 결정을 근거로 FI 진영의 행위를 위법으로 몰고갈 방침이다.
교보생명 측은 "회계기준 등에 따르면 의뢰인과 회계사 간 의견을 조율했을 경우, 해당 결과물에 대한 제3자 공유나 배포가 금지된다"며 "그러나 이 건에서는 중재 판정부에 보고서가 제출됐을 뿐 아니라, 단순히 양측이 보고서를 조율한 것이 아닌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가치 산정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ICC 최종 판결이 6개월 뒤에나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번 결과가 남은 국내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통상 기업간 지분 분쟁은 1심에서 마무리되지 않고, 양측의 의견차가 커 국내 법정다툼 장기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