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부활… 소비재 판매액 7000조 육박미·유럽 자동차 수입 감소세아시아 소비재 수입 증가
  • ▲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면세점에서 한 고객이 립스틱을 테스트해보고 있다.ⓒ연합뉴스
    ▲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면세점에서 한 고객이 립스틱을 테스트해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중국 내수경제가 다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 기대된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온라인·소셜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고, 이커머스 시장이 커짐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소비재 판매액은 39조2000억 위안(약 6856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지만, 하반기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다. 1~2월 소비재 판매액이 전년대비 20.5% 급감한 것에 비해 11월과 12월에는 각각 5.0%, 4.6%씩 증가했다. 연간 최종소비지출은 55조 위안을 돌파해 GDP의 54.3%를 차지했다.

    중국 소비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데는 정부정책 영향이 컸다. 중국 정부는 올해 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세운 경제정책의 3가지 키워드에 기술개발, 탄소중립과 함께 내수확대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내수와 외수를 동시에 키우는 쌍순환 전략을 채택하고 지역별로 10% 안팎의 소매판매 목표치를 설정했다.

    특히 자동차 같은 미국, EU 등에서 수입하는 제품은 줄이고, 식품, 의료·보건제품, 화장품 등 아시아 국가에서 들여오는 제품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보다 인구는 많지만 구매력이 부족한 단점을 극복해 미중 경쟁구도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 ▲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면세점에서 한 고객이 립스틱을 테스트해보고 있다.ⓒ연합뉴스
    소비 장려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시장은 온라인이었다. 특히 생활용품, 식품 등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다. 지난해 6월 기준, 라이브 커머스 이용자 규모가 전년 대비 16.7% 증가해 3억명을 넘어섰고, 2·3선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공동구매가 하루 2000만 건씩 이뤄지기도 했다.

    2019년 전체 유통채널의 약 76.7%를 차지했던 점포 기반 소매유통 비율은 지난해 72%대로 떨어졌고 비점포 유통이 28%로 증가했다. 비점포 유통 중에서도 특히 이커머스 채널 매출이 전년대비 20.4%나 크게 증가하는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내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소비재 수입도 크게 늘어 지난해는 전년대비 8.2% 증가한 1조5700억 위안(약 270조원)을 기록했다. 악세사리, 화장품 수입은 30% 이상 증가했다. 중국은 전세계 소비재 수입시장에서 4.8%(1조3630억달러)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수입시장 비중 10.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국무원은 기존의 59개 글로벌 이커머스 종합실험구와 별도로 수입 소비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46개의 실험구를 신설할 것을 결정하는 등 소비재 수입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동국제약의 경우 올해부터 중국 현지 업체와 협력해 온·오프라인 화장품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무역협회가 중국 바이어 2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42.5%가 향후 한국제품에 대한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축소하겠다는 바이어는 4.4%에 그쳤다. 이들이 꼽은 향후 중국에서 인기를 끌 한국제품으로는 식품(21.3%), 화장품(14%), 미용용품(12.6%), 유아용품(11.1%) 등이 있었다.

    박소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고, 6천조원이 넘는 중국 소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며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현지 바이어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을 고려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