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김치 공장, 상반기 가동 목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55.9% 성장CJ·풀무원 '현지 브랜드 인수 전략'과 대비
-
미국 식품 시장을 두드리는 한국 식품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약진하고 있다. 연내 대상의 미국 김치 현지 공장이 가동을 앞두는 등 'K-푸드'의 저력을 알리기 위한 국내 식품업체들의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24일 대상에 따르면 미국 현지 김치 공장 가동이 상반기 내 예정이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 현지 김치 공장은 올 상반기 내 가동할 계획"이라며 "공장 가동 직전 단계에 와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한국 식품기업이 미국에 김치공장을 세우는 것을 처음이다. 대상은 '종가집'을 내세워 1987년 처음 수출길에 오른 후 꾸준히 한국의 김치를 전세계에 알려왔다. 현재는 한국에서 수출되는 김치 물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대상은 2019년 미국 현지 김치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해 자회사 'DSF DE, INC'와 'Daesang Foods USA'를 설립한 후 당초 2020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 설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예기치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일정 연기가 불가피했다.일단 대상은 올 상반기에 미국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이번 김치 공장 가동으로 본격적인 종가집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대상은 미국에서 종가집 김치 외에도 청정원 순창고추장 등을 판매 중이다. 김치와 고추장을 활용해 한식의 다양한 맛과 조리법을 소개해 관심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97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50% 넘게 급증한 수치다. 대상의 미국 무역업 자회사 대상 아메리카(DAESANG AMERICA INC.)의 지난해 매출은 969억8000만원으로, 전년(621억7600만원) 대비 55.9% 늘었다.미국 김치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대상의 미국 매출은 물론 시장 점유율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 매출 상승을 이뤄낸 것은 기존 한인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외 현지인들로 소비층이 확대됐다는 것"이라며 "미국 공장이 가동 후에도 실제 판매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국 시장의 성장하는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대상의 '현지 공장' 카드는 CJ제일제당이나 풀무원의 '현지 브랜드 인수' 전략과 대비된다. 풀무원은 '나소야',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각각 2016년, 2019년 인수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에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지난해 CJ제일제당 식품 매출은 약 9조원으로 이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해외에서 나왔다. 슈완스 인수 직전인 2018년 식품 매출 해외 비중이 14%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슈완스가 해외 매출 성장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슈완스의 유통망이 견고하게 자리 잡힌 미국 시장에선 2018년 3649억 원에서 지난해 3조 3286억 원으로 약 10배 성장했다. -
풀무원 역시 '나소야' 인수 덕을 봤다. 풀무원은 나소야를 인수해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 등 미국 전 지역을 아우르는 2만여 개의 리테일 점포 유통망을 구축한 결과, 인수 4년만인 지난해 미국 법인 첫 흑자를 냈다. 29년만이다.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현지 브랜드와의 시너지 전략을 택한 반면, 대상은 '종가집'과 '청정원'으로 정면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이 미국 시장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CJ제일제당은 슈완스와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차세대 핵심제품 발굴에 힘쓰고 냉동 및 상온 가정 간편식(HMR)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미국내 식품 매출 6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풀무원은 올해 '식물성 단백질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미국 법인 풀무원USA는 최근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spired)'를 론칭했다. 풀무원USA는 현지 미국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고단백 가공두부 및 식물성 고기 신제품을 적극 개발해 미국 내 식물성 단백질 식품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