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슈왑, 자산관리 구독서비스로 운용자산 10억 달러 유치국내금융사, 혁신 비즈니스 선제 도입 아쉬워…플랫폼도 비슷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코로나19를 계기로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개인금융과 자산관리, 지급결제 등 핵심업무와 인프라 측면에서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반면 국내 금융사들은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글로벌 컨설팅사인 엑센츄어(Accenture)에 따르면 2018년 300억 달러(약 34조원)였던 전 세계 금융업의 디지털 투자 규모가 2025년에는 1220억 달러(약 138조원)로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엑센츄어가 전 세계 140개 은행을 분석한 결과 디지털화에 중점을 둔 은행이 그렇지 않은 은행보다 비용대비 매출성장성이 2%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이 금융사 생존의 필수 요인이 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혁신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고객 서비스를 향상 시키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글로벌 금융사의 디지털화 사례를 분석해 공통 트랜드를 도출한 결과 첫 번째는 맞춤형 체계 구축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플랫폼 내에서 금융활동을 편리하게 완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인도 대형은행 ICICI는 플랫폼내 고객의 프로필에 따라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고객에 따라 자산관리를 맞춤 지원하는 서비스를 출시해, 출시 열흘 만에 가입자 47만5000명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디지털채널을 자체구축하거나 핀테크 비금융 기업을 인수하는 등 디지털 기반 포트폴리오 확충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인프라가 열악한 신규 시장을 공략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 

    캐나다의 왕립은행(RBC)와 미국카드사인 아멕스가 비금융 플랫폼 인수를 통해 생활밀착형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구독서비스 같은 혁신적 금융서비스 도입도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증권사인 찰스슈왑이 젊은 고객층을 유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도입했다. 찰스슈왑은 자산규모에 따라 구독료와 서비스를 차등화해 3개월만에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유치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사의 API를 개방해 서비스 또는 인프라를 비금융회사에게 제공하는 Baas 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 대형은행 미즈호는 중소기업대출에 AI(인공지능)기반 심사모델을 구축하고 신규대출고객에게 2영업일 이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금융의 핵심비즈니스에서 신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전 세계의 신기술 관련 매출 중 35%가 금융권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2027년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글로벌 금융회사의 신기술 활용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금융사가 기술회사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기술조직과 비즈니스 부서를 통합 운영하고 플랫폼 형태의 조직을 도입하는 등 조직운영방식의 혁신을 꿰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사의 디지털 경쟁력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여부가 좌우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국내금융사들은 플랫폼의 중요성은 인식했으나 아쉬운 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우영 실장은 “국내 금융사는 글로벌금융사와 비교해 핵심업무 부문에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구독서비스 같은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며 “규모가 비슷한 금융사끼리는 플랫폼 사용환경이 비슷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모습도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금융사들이 플랫폼 경쟁력을 지속 강화 하려면 해외 선도사례와 차이를 좁혀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객이 플랫폼을 실제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상시적으로 개선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