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해 상승률 주요국 '꼴찌'악재에만 민감…글로벌 왕따된 K-증시민주당 금투세 논란 결론 또 못내지지부진 시간 끄는 사이 증시는 피멍
  •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함께하지 못하는 이른바 '왕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며 글로벌 랠리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코스피 소외 현상의 주요한 원인으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불확실성이 지목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당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한국 코스피 상승률은 6.5%로 전 세계 주요국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5.6% 하락하며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는 확전 우려로 긴장감이 가득한 이스라엘 증시(13.8%)보다도 부진한 수준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의 빅컷(50bp 금리 인하) 결정과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등의 호재에도 크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반도체 업종이 하락하며 지수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빅컷을 단행하며 연일 신고가 랠리를 펼쳤다.

    중국 본토 증시는 대규모 부양책 기대감에 6거래일 동안 25% 올라 지난 1년 반 동안의 부진을 단 1주일 만에 만회하기도 했다. 일본과 인도, 대만 증시 등도 올해 강세장을 지속했다.

    반면 코스피는 7월 초 2900선 직전에서 꺾이기 시작해 2500선까지 주저 앉은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고, 내세울 만한 호재가 없는 시장이라는 게 문제"라면서 "투자자들은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 대신 미국 등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나 내년 도입 예정인 금투세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은 연일 국내 증시 발목을 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관련한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노종면 원내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위임에 대해 일부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었으나 다수 의원들은 위임하기로 했다"며 "당론 결정과 결정 시점 두 가지 모두를 위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월 전당대회 당시 금투세 유예론을 주장한 이후 현 지도부 인사들도 유예 혹은 폐지론을 언급하기도 한 만큼 금투세 당론은 '유예'로 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은 이날 금투세 폐지, 최소 유예를 기대해왔던 만큼 결정이 미뤄졌다는 소식으로 인한 실망감이 지수에 반영됐다. 코스피는 민주당의 발표 이후 상승 폭을 축소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주식 투자 카페와 종목토론방에선 늦어지는 금투세 결정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지금 증시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금투세 간보는 민주당은 민생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대형증권사 한 프라이빗뱅커(PB)는 "뚜렷한 주도주 없이 테마별로 수급이 들쭉날쭉하면서 국내 증시 투자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건 '불확실성'이다. 금투세에 대한 조속한 결론을 내야 증시의 방향성이라도 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