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vs 조현식… 1승1패 무승부'3% 룰' 위력에 42.9% 지분 무용지물경영권 분쟁 2라운드… 성년후견심판도 영향권
  • ▲ 조현범 사장(왼쪽) 조현식 부회장.
    ▲ 조현범 사장(왼쪽) 조현식 부회장.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에 이른바 3%룰이 변수가 됐다. 

    올해부터 기업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보유 지분이 많더라도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의결권을 3%로 잘라 제한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이 결정권을 쥐면서 3%룰이 위력을 떨쳤다.

    대주주 의사에 반한 감사위원 선임되면서 3% 룰의 대표사례가 됐다.

    당장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앞으로 3%룰 제한 사례는 곳곳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타이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최대주주의 일방적 이사회 운영을 견제하려는 목적 외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30일 열린 한국타이어 주총은 외견상 조현식·현범 형제간 1승1패의 무승부 모습이다.

    1차전 격인 오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선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이사회 안건도 모두 원안 가결됐다. 표대결 격차는 80대20에 달했다.

    하지만 오후에 열린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의 추천한 이한상 교수가 조현범 사장측 추천인사를 제치고 감사위원에 선임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정확한 득표율을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대주주의 뜻과 다른 후보가 이사에 선임된 결과는 3%룰 때문에 가능했다.

    개정 상법에 따라 대주주도 의결권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기에 그 누구도 결과를 예상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3%룰 외에도 국민연금이 조현식 부회장 지지를 밝히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흔들린 영향도 컸다.

    또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의 경우 두 형제간 지배력이 달라졌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문제는 주총을 계기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그대로라는 점이다.

    조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연합 전선'을 형성해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개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동안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 조 이사장은 두 동생 중 조현식과 연합하면서 본격적으로 승계문제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주총 후유증은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조양래 회장에 대한 법원의 한정후견 판결에서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총 후 조 부회장은 "지분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고 주주의 권리와 책임에는 변함이 없다"라고도 밝혔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임시 주총 소집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조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를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 교수 역시 경영권과 관련해 조 부회장을 돕지 않겠다고 했지만 섣부른 판단은 일러 보인다.

    당장 조현범 사장은 조현식 부회장측 감사위원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