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0년 연차보고서 발간
  • 한국은행이 지난해 7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국채 매매 과정에서 차익이 늘고 기준 금리 인하로 통화안정채권 이자비용 감소에 따른 결과다. 또 외화자산 중 달러비중이 미 달러화 약세로 2년째 감소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7조3659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528억원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1950년 설립해 연차보고서를 발간한 뒤 최대규모다. 세전 순이익으로 보면 10조1900억원으로 사상 첫 10조원을 넘어섰다. 

    한은은 순이익은 외환보유액과 외화예치금 운용과정서 발생한 수익에서 통화정책 수단으로 발행하는 통안채 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한은은 미국 국채를 비롯한 유가증권을 대상으로 한 투자, 매매차익으로 9조9000억원을 벌었다. 지난해 5조8300억원의 2배 가까운 수치다.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채권 값이 상승하면서 매매 차익을 크게 올릴 수 있었다. 덩달아 해외 주식 가격이 오르면서 순익 폭을 키웠다. 

    유가증권 매매손의 경우 3조3728억원으로 지난해 2조4431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주가의 매매차익과 차손이 증가한 영향이다. 

    또 통안증권 이자 손익은 2조2451억원으로 지난해 3조1372억원보다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다. 

    한은의 외화자산 중 미 달러화 비중은 67.7%로 전년보다 1.4%p 감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정 통화정책과 안전자산 선호 약화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미 달러화 비중을 축소했다. 

    외화자산의 상품별 비중은 ▲정부채 44.5% ▲정부기관채 14.4% ▲회사채 13.6% ▲자산유동화채 11.5% ▲주식 8.9% 등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막대한 이익금은 법인세 납부와 적립금, 정부 세입 등으로 쓰인다. 

    한은은 한은법에 따라 법인세 2조8231억원을 납부하고 남은 이익금 7조3659억원 중 30%인 2조2098억원을 법정 적립금으로 적립한다. 또 5조1220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내고 농촌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을 위해 341억원도 적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