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최근 한 달간 8.1% 상승…2.7% 오른 코스피 대비 두드러진 강세"중소형주 강세장 이어질 것…증시 제3국면 진입·공매도 재개도 유리""실적 위주 대형주로 전환…연기금 국내주식 비율 늘리면 대형주 긍정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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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지수가 20년 만에 1000선을 돌파하는 등 최근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가 약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향후 중소형주의 대세적 상승을 점치는 시각과 결국 대형주가 시장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닥은 전일 대비 1.14% 오른 1000.65로 마감하며 20년 7개월 만에 1000선을 돌파했다. 지수가 1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0년 9월 14일(1020.70)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3200선을 돌파하는 와중에도 코스닥은 번번이 1000선 도전에 실패했다. 지난 1월 26일 장 중 1007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이튿날부터 하락세를 맞은 뒤 지난달엔 800선까지 떨어지는 등 그 벽은 높았다. 

    매수세가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 위주에 집중된 데다가 상대적으로 코스닥에 몰린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엔 다시 중소형주 강세장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주 위주 코스닥은 지난 3월12일 대비 이달 12일 기준 8.1%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불과 2.7% 상승했다.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지난 2~3월 금리 급등으로 그간 대형주로 돌아섰던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금리 안정세에 다시 성장주로 향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기준 미국 10년물 금리는 1.659%로 주간 6.3bp 하락했다. 주간 6bp 이상 하락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사이 일부 정치 테마주와 상장 이슈가 있는 두나무 관련 금융주들로 투심이 쏠린 점도 중소형주 강세장을 견인했다. 

    증권가에선 이같은 중소형 성장주 위주의 장세가 대세적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지금의 장세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새로운 방향에 진입한 사인이라는 시각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주식시장 방향과 색깔을 결정 짓는 가정이 크게 세 번 정도 바뀌었다"면서 "지금은 코로나 백신이 나왔지만 국가 간 차별화, 산발적 재확산, 증세 등 남은 문제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한마디로 코로나 이전으로 쉽게 돌아갈 수 없겠다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오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시장은 막연한 경제 재개에 대한 희망 대신 중소형주라는 현실적 대안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 실적 상향 추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어닝 시즌을 앞두고 강도가 약화되고 있고, 에너지 등 특정 섹터에 치중되는 현상이 여전한 편"이라면서 "미국 외 지역에선 수출주나 금융주 등 대형주 모멘텀은 약해진 반면 자잘한 중소형주 반등이 강해지는 것이 확인된다. 중소형주 상대 강도는 선진국의 경우 사상 최고이고, 신흥국은 5년래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5월 공매도를 재개를 앞두고 코스닥 중소형주에 유리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월 이후 금지됐던 공매도가 5월 3일 재개될 예정이지만 대상은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형주에 한해 제한적으로 재개된다"며 "이같은 조치는 코스닥 내 시가총액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코스닥 중소형주에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지금의 장세는 단기적일 뿐 결국 확실한 실적을 보이는 대형주로 투심이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가 심각하지만 중소형주의 거래대금은 아직까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실적시즌까지 대형주의 상승 모멘텀이나 이벤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IT 대형주의 상승 가능성 및 1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지수 자체에 대한 베팅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환경"이라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중소형주에서 점차 대형주 위주로 전환될 가능성 높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보유 비중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기로 한 결정은 대형주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올해 연기금의 매도 금액은 이날까지 총 16조8232억원이다. 연기금의 매도세가 집중된 지난 3월 한 달간 연기금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1조3302억원), SK하이닉스(4220억원), 네이버(2561억원), LG화학(2393억원), SK이노베이션(2217억원) 등 대형주 위주였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맞추기 위해 그간 많이 올랐던 업종 내 대형주 위주로 차익실현 물량을 확대했다"면서 "따라서 이익 개선 대비 국민연금의 매도 강도가 높았던 업종들의 수급 개선이 1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