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에 소유주 실거주 늘어매물줄면서 서울 곳곳서 전셋값 상승 잇따라2분기 입주물량 전년비 절반…전셋값 상승 우려
  •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노력에도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세시장까지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지난해 6.17 부동산대책에 따라 재건축단지 입주권을 받기 위해 실거주에 나서는 소유주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서울아파트 입주물량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 전셋값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서울 노원구 전세매물은 1146건으로 서울 재보궐선거전인 지난달초보다 11% 가량 감소했다. 노원구와 함께 강북권에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도봉구 역시 같은기간 전세매물이 약 18% 줄었다.

    시장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이후 서울 곳곳에서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진 탓에 실거주 의무 요건(2년)을 채우려는 소유주들이 늘어난 것을 배경으로 보고 있다.

    상계동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상계동의 경우 노원구내에서도 재건축사업이 가장 활발히 추진중으로 일부는 안전진단까지 통과한 상태다. 재건축 실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입주권을 위해 실거주하려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전세매물이 조금씩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아직까지 체감이 크지 않지만 매물감소에 따라 나와있는 매물들의 호가는 점차 오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노원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다른 자치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5월3일 기준) 서울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0.02%) 보다 소폭 상승한 0.03%를 기록했다. 이중 노원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0%로 서울 전체 자치구중 1위를 기록했다.

    서울시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행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전세매물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남권에서는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향후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신호로 인식되면서 전세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 재건축을 앞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에서 4000가구 가량의 대규모 이주 수요가 예상돼 서울 곳곳에서 전세난 심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임대차2법의 반작용으로 다량의 전세물량이 반전세로 돌아선 것도 전세난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의 전세거래량은 8439건으로 2017년10월 7634건 이후 41개월만에 최저수준이었던 반면 준전세 등 월세비중은 전체 임대차거래의 31.5%로 전년동기보다 3.4%p가 올랐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초까지 안정세를 보여왔던 서울 전세시장이 4.7보궐선거 등 이슈에 따라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또 다시 불안정하게 흘러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서울아파트 입주 물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전셋값 상승 및 전세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6560가구로 전년(1만3000가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