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익 22억원, 지난해 순이익 90% 웃돌아 경영 정상화 위한 전사적 노력, 노사 간 활발한 소통3개월마다 고객 접점 상황 경영진에 전달, 개선 의지 노조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회사…신뢰·정직 담보한다"
  • ▲ ⓒ상상인증권
    ▲ ⓒ상상인증권
    상상인증권이 극심한 노사갈등을 딛고 화합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이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 흐름도 탄력 받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2억5906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1억9206만원)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순이익(24억9959만원)의 90% 웃도는 수치다. 타 증권사 대비 큰 규모는 아니지만, 그간 적자 꼬리표를 떼고 연간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한 뒤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성과다. 

    주요 부문별로 수탁수수료가 24억6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으며, 단기매매금융자산 및 파생상품 수익은 11억원 손실에서 2억2400만원의 수익을 냈다. 배당금 및 분배금을 포함한 금융수익은 60% 증가한 40억9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3월 상상인그룹을 최대주주로 맞은 상상인증권은 당해 8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후 빠르게 손실 폭을 줄이면서 출범 2년 만에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1954년 대유증권에서 출발한 상상인증권은 영국계 투자펀드 BIH(브릿지인베스트먼트홀딩스), 골든브릿지 등 이전 대주주가 자금 유출 등으로 회사는 수년간 위기를 겪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조도 강하게 맞섰다. 총 600일이 넘는 파업 투쟁이 있었다.

    노조는 새 주인이 들어온 지난 2년여 동안에도 경영 정상화를 향한 진정성을 보여왔다.

    김호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상상인증권 지부장은 "인수 당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와 경영진들이 내부 비전으로 제시한 게 '직원이 행복한 회사'다. 흔한 이야기지만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현 경영진에겐 진정성 있게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간 거쳤던 회사의 경영자와 노동조합을 통해 본 다른 회사 경영자들과 비교해봐도 건전한 경영 마인드를 갖고있다"고 자부했다. 

  • ▲ 김호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상상인증권 지부장.ⓒ상상인증권
    ▲ 김호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상상인증권 지부장.ⓒ상상인증권
    김 지부장은 이전 대주주의 부도덕한 행위부터 골든브릿지투자증권(현 상상인증권) 피인수 과정까지 일선에서 지켜본 증인이다. 특히 경영 정상화와 증권사다움에 목말라 있는 직원들의 간절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극심했던 노사 대립이 일단락되고 신뢰 관계로 발전한 것은 경영진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유 대표가 3개월에 걸쳐 임직원 개별 면담에 나선 것도 유명하다. 회사는 인수 과정 때부터 노조와 대화를 나누며 투명 경영을 약속했다. 

    노사 간 소통은 여전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경영과 고객 현장이 괴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정기 노사협의회에선 고객 접점에 있는 현장 이야기를 경영자에게 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직원들도 이러한 긍정적 변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가장 최근에 전달된 사안은 업무 효율화다. 다른 증권사 대비 고객 불편이 지속되고 있는 부문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대형사처럼 큰 비용을 투입하기 어렵지만 전산 시스템 개선이나 조직 개편 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합원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면 임금 인상보다 고객 만족도 제고와 관련된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온다"며 "회사가 시장과 고객에게 인정받고 성장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고용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라고 짚었다. 

    회사도 임직원의 노력에 화답하고 있다. 최근 상상인증권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규정에 없는 격려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당초 단체협약에 명시된 기준치에 못 미쳤지만, 대내외적 변수 등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한 것이다. 

    김 지부장은 "금액이 크고 적음을 떠나서 직원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단체협약을 맺더라도 어떻게든 지키지 않으려고 애쓰던 이전 대주주와 달리 상상인은 단체협약을 넘어 진정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기업의 생존 필수 요소로 부각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 의지가 강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상상인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휠체어 사용 아동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2600여 아동에게 수동 맞춤 휠체어, 전동키트, 안전용품을 지원해 오고 있다. 휠체어를 지원 받은 아동들의 재활운동 프로그램도 병행하면서 이들의 건강한 신체, 정서발달을 돕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입된 금액만 50억원이 훌쩍 넘는다. 

    장애아동 휠체어 사업 프로젝트는 유 대표가 오래전부터 추진해 온 상상인그룹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ESG 활동이 모든 업권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사회적 책임을 꾸준히 실천해온 것이다. 

    김 지부장은 "기부 자체를 기업 이미지 제고 수단으로 이용했다면 대상은 장애아동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기부 금액 역시 상상인증권으로선 작은 돈이 아니다"며 "인수 이후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는 과정에도 대주주 스스로 실천 의지를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회사로서 신뢰와 정직 측면에서 노조가 담보할 수 있는 회사라고 말하고 싶다"며 "혹시라도 회사가 고객에게 피해를 끼치게 되는 실수를 하는 것도 노조가 감시하고 보완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