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71개 그룹 해외법인 전수 조사버진아일랜드·파나마·마샬아일랜드 등 120개국보안법 시행에 홍콩 감소…미얀마에도 20여개
  • 국내 71개 기업집단이 운영하는 해외법인이 47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이 59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447), 현대차(379), CJ(373), SK(367), LG(360), 롯데(220) 순이었다.

    8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국내 71개 기업집단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법인은 124개국에 걸쳐 모두 4703곳으로 파악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85곳(18.8%)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그룹은 미국에서만 154곳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었고, SK 78곳, 삼성 77곳, 현대차 74곳 등이었다.

    중국에 있는 해외법인은 874곳(18.6%)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SK(92), LG(80), 현대차(73), 삼성(72)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다음으로는 베트남(238), 일본(194), 싱가포르(167) 순으로 해외법인이 많았다.

    최근 군부 쿠데타로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도 24개 해외법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코와 CJ가 각 5곳, SK·롯데·농협·LS·하림 각 2곳 등이다.

    CXO연구소 관계자는 "그만큼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먹거리 시장으로 미국과 중국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해외계열사 현황을 통해서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며 "이를 달리 해석하면 미·중 갈등 속에서 국내 대기업은 어떤 전략으로 두 나라 사이에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 할 지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으로 곤혹을 치렀던 홍콩에 배치한 해외법인은 1년 새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5월만 해도 국내 64개 그룹이 홍콩에 세운 해외 법인 숫자는 170곳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7곳 줄어든 163곳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선 버진아일랜드, 파나마, 마샬아일랜드 등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조세피난처로 거론한 지역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법인 수만 해도 120곳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조세회피성 국가 등에도 610곳 이상 법인이 세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에 세운 회사 4천700곳 중 730곳 정도는 조세부담을 회피하거나 줄이기에 좋은 국가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