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노조, 쟁의행위 투표 진행… 최악의 경우 파업 가능성공장 인력 재배치, BSS 조직 통합 등에 노조, 구조조정 우려오비맥주 “단체교섭 아닌 임금협상, 조속한 타결 기대 중”
  • 오비맥주가 성수기를 앞두고 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비맥주 노동조합과 사측의 단체협상 교섭이 결렬되면서 이에 대한 쟁의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쟁의가 가결되면 최악의 경우 파업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신제품 ‘한맥’과 ‘올 뉴 카스’를 출시한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때 아닌 난관을 마주하게 됐다. 

    9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어 오는 11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가 끝나고 나면 투표 결과에 따라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지 않다. 앞서 노조는 지난 7일 오비맥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삼성동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오비맥주 구조조정 저지’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삭발식을 강행하는 등 본격적인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는 단체교섭이 아닌 임금협상 건만 진행하기 때문에 협상 의제가 작년보다는 작은 편”이라며 “노조가 파업을 하기 위한 요건을 갖춰가는 중이지만 회사에서는 최대한 협상을 통해서 마무리 짓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협상이 좀처럼 원만히 진행되지 않은 것은 노조가 오비맥주의 구조조정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맥주 소비 감소가 곧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공장간 인력 재배치를 추진 중이다. 생산량이 감소한 공장 라인의 인원을 줄이고 생산이 많은 공장으로 인력을 늘리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노조 측에선 공장간 공평한 생산량 재분배를 요구하는 상황.

    이 외에도 전국의 채권영업지원(BSS) 조직의 통합이 진행되면서 근무지 이전에 따른 불만도 구조조정을 의심하는 단초가 됐다. 

    현재 회사 입장에서는 임금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기대하면서도 노조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중이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전혀 다른 사안을 요구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노조 측은 약 7.5%(호봉, 승봉 제외)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갈등이 지속될 경우다. 오비맥주는 올해 신제품 ‘한맥’과 27년만에 리뉴얼을 단행한 ‘올 뉴 카스’를 선보였다. 이들의 첫 승부처인 7월 성수기를 앞두고 전개되는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부담감은 적지 않다.

    신제품을 앞다퉈 공급해야할 상황에서 파업이 진행된다면 시장점유율에 치명적 타격이 되리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7차 교섭까지 진행됐고 이번 주 조정회의가 2차례 진행될 예정”이라며 “협상이 언제 끝날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지만 작년보다 사안이 적다 보니 조속히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