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국민은행 36곳‧신한은행 14곳 출장소 증가점포폐쇄 사전영향평가 의무화에 '지점→출장소 전환'깐깐해진 점포폐쇄에 은행권 출장소 전환 증가 예상
  • ▲ 국민은행 영업점. ⓒ뉴데일리
    ▲ 국민은행 영업점. ⓒ뉴데일리
    디지털·비대면화 강화 흐름 속에 은행들이 점포(지점+출장소) 다이어트에 나선 가운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만 출장소를 늘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두 은행은 일부 지점을 없애는 대신 출장소로 전환했는데 지점 몸집을 줄여 점포폐쇄를 쉽게 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은행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출장소를 3개월 전보다 각각 36개, 14개 확대했다. 반면 지점 수는 3개월 사이에 각각 52개, 18개 없앴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이 지점과 출장소를 각 2개씩 축소하고, 우리은행이 지점 2곳을 줄인 것과 비교해 변화 폭이 크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점 중 일부를 출장소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점주권 환경변화에 따라 고객의 접근성과 편의성 등을 고려해 채널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올해 초 은행 점포폐쇄 절차를 강화하면서 그 여파로 출장소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3월부터 은행들이 점포폐쇄를 결정하기 전에 점포폐쇄가 고객에게 미칠 영향과 대체 수단 여부 등을 분석한 사전영향평가를 은행으로부터 보고 받고 있다. 평가 결과 소비자의 불편이 크다고 판단되면 점포를 유지하거나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도록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점포폐쇄가 까다로워지면서 은행들이 전처럼 점포를 쉽게 없애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점포폐쇄에 앞서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 출장소는 통상 2~3명 정도의 인력으로 운영되며, 전문 상담 인력이 필요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외하고 예·적금, 펀드, 대출 등 개인 여·수신 서비스를 취급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지점 보다 출장소 규모가 작아 인건비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출장소에서 일반 고객 응대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운영체계가 출장소 증가 및 점포폐쇄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허브 앤 스포크는 바퀴의 중심축(허브)을 바탕으로 바퀴살(스포크)이 펼쳐진 것처럼 지역별 거점점포(허브점포)를 중심으로 중소형 점포들이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고, 협업과 연계 영업을 추진하는 점포 운영체계다.

    은행권에선 파트너십그룹(국민은행), 커뮤니티그룹(신한은행), 밸류그룹(우리은행), 콜라보그룹(하나은행)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대부분 2016년~2017년에 도입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허브 앤 스포크 이면엔 허브 점포에 우량 고객을 모아놓고, 주변 협업 점포는 언제든 쉽게 폐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전략이 담겨있다”며 “이 경우 지점의 출장소 전환도 용이해 사실상 은행들이 점포를 대폭 줄이기 위한 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