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노사 2020 임단협 조인식, 진통 끝에 5개월 만에 합의 임금인상 절반은 취약계층‧비정규직에 기부, 남성육아휴직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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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월째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진통을 앓던 금융권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했다.

    올해 임금은 1.8% 인상하기로 결정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인상된 임금 일부는 취약계층의 고용‧생계안정을 비롯해 비정규직 직원들과 나누기로 통 큰 합의를 이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28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0년 임단협을 이같이 체결했다.

    올해 임금인상률은 1.8%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인상률 중 0.9%는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으로 대체 지급하기로 했다. 또 0.5%는 사회연대를 위한 근로복지진흥기금에 기부하고, 0.4%는 사내 하청직원들과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한 연대임금에 기부하기로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직원 등 금융권 10만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경제주체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취약계층과 비정규직 직원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사는 이와 함께 사내근로복지기금도 수혜 범위를 넓혀 파견과 용역노동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산별 단체 협약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년 65세 점진적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사공동TF운영, 점심시간 1시간 동시사용을 위한 현장 실태조사 실시, 금융인공제회 설립추진 노력, 남성육아휴직 1개월 이상 사용 적극 권장, 휴가 나눔제 도입 노력 등에 합의 했다.   

    안건이 최종 합의됨에 따라 금융노조 산하 은행 등 금융사들은 타결된 단협 사항을 적용받게 된다. 다만 개별 노사 간 보충 협약 방식으로 세부 조건을 조정할 수 있다. 

    앞서 노조는 4월 23일 올해 임단협을 시작하면서 임금인상률을 총액기준 3.3%로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2020년 전망한 경제성장률 2.3%와 소비자물가상승률 1%(1월 기준)를 더한 수치다. 이밖에도 단체협약 등 34가지를 사측에 요구했다.

    반면 사용자협의회는 임금동결을 요청했지만 노조 측의 반발로 임금인상률을 0.3%로 높여 제시했다. 이마저도 노조가 제시한 안과 괴리가 커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수차례 교섭에도 노사 간 타협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7월에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노동쟁의 3차 조정 절차까지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됐다. 

    그러나 중노위 조정 결렬 이후 금융노사는 대표자와 실무자 협상을 동시에 이어왔다. 결국 대내외 경제상황과 다른 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금융노사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타결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