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견례 이후 올해 임단협 본격 논의노조 '정년 65세-임금피크 60세 이후' 요구"고령화 고려해 은퇴 조정"vs"인건비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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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노사가 두 번째 협상테이블에 앉으며 올해 임단협에 대한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간다.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과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오는 19일 2020년 산별중앙교섭 교섭대표단 2차 교섭회의를 진행한다.올해 산별중앙교섭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함께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23일 상견례 및 1차 교섭회의를 마쳤으며, 노조가 34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정년 연장이다. 은행원과 금융 공무원의 정년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게 골자다.노조는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임피제) 적용 시기를 60세 이후로 늦추는 방안도 요구했다. 60세 이후에도 회사에 남는 근로자에 대해 임피제를 적용하자는 것이다.정년을 연장하면 임피제도 함께 늦춰야 한다. 현재 임피제는 금융사별 55~57세가 되면 정년까지 해마다 연봉이 일정 비율로 줄어든다.가장 기본적인 안건인 임금에 대해서는 3.3% 인상을 제시했으며, 사측은 아직 임금인상률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이외에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금융인공제회 설립, KPI 제도 개선에 따른 과당경쟁 해소 및 고용 안정, 경영 및 자율권 보장, 양극화 해소 및 사회적 책임 실현, 양성평등 및 일·가정 양립 등도 핵심이다.노조 관계자는 "정년 연장과 임피제는 함께 묶어 논의해야 하는 구조"라며 "국민연금 수령 시기도 60세에서 65세로 늦춰졌고 100세 시대로 진입한 사회 전반의 고령화를 고려해 은퇴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정년 연장에는 인건비 문제가 따라붙는 만큼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권은 다른 산업군보다 평균 임금 수준이 높고, 임피제 대상 임직원이 고임금 근로자라 비용 면에서 부담이 크다.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충격으로 대내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은행산업 전체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위기 대응을 위해 인건비 줄이기에 나서는 등 허리띠를 조이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금융노사는 올 하반기에 교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안건이 최종 합의되면 금융노조 산하 사업장들은 내년부터 관련 사항을 적용하게 된다. 단, 개별 노사 간 보충 협약 방식으로 세부 조건을 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