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사업자 이달 선정 50억짜리 실험 아닌 정부 인증 블록체인 최강자 가린다CBDC 제조→발행→오프라인 송금까지…8월 실험 돌입
  •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에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 카카오 계열사인 그라운드X, SK C&C가 맞붙으면 디지털 화폐전쟁의 서막이 시작됐다.

    한국은행은 12일 CBDC 모의실험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신청 마감 결과, 3개 기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 50억짜리 실험 아닌 블록체인 최강자 대결

    CBDC는 지폐와 같은 기존 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한 화폐를 의미한다. 물질적 형태가 아닌 전자적 형태로 거래돼 암호화폐와 비슷해 보이지만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 관리하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 모의실험이 도입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향후 현금 이용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에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에 대한 대비 차원서 마련한 실험이라는 의미다. 정부도 CBDC 도입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향후 CBDC가 한국은행의 통화량 조정, 디지털 자산관리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무궁무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한은의 CBDC 실험은 국내 블록체인 기업의 최고를 가늠할 수 있는 장이 됐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한국은행, 나아가 정부로부터 최고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공인받는 것이 된다. 핀테크 및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모의실험이 각 사의 블록체인 기술을 검증할 절호의 기회라는 인식이 많았던 이유다. 

    ◆ CBDC 제조→발행→오프라인 송금까지  

    한은의 CBDC 모의실험은 두 단계로 나눠서 시행된다. 1단계에서는 가상공간에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모의환경을 조성해 CBDC 제조, 발행, 환수 등 작업을 실험한다. 

    또 실험 참가기관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소액결제용 전자지갑을 발급해 이용자가 보유한 은행 예금을 CBDC로 교환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또 송금인의 전자지갑서 수취인의 전자지갑으로 CBDC 전송이 가능한지도 따져본다. 

    2단계는 가상공간의 판을 한층 키운다. 국가 간 CBDC송금과 디지털 예술품, 저작권 등을 CBDC로 구매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또 개인정보보호 문제도 다뤄진다. 

    핵심실험 과제는 국가간 CBDC 송금, 다른 분산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예술품 및 저작권 등에 대한 CBDC 구매 여부,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환경 및 오프라인서의 CBDC 송금 및 대금결제 등이 포함된다. 


    ◆ 새 화폐 온다… 기업들 줄줄이 도전장  

    정부의 공식 파트너가 되기 위해 기업들은 각사들의 장점을 십분 발휘 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는 CBDC에 필수적인 요소인 결제 완결성, 동시간에 많은 결제량을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처리능력 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다른 국가에서 핀테크 서비스를 운용하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요소다. 

    카카오의 그라운드X도 유력주자다. 미국의 이더리움  공동창업자인 조지프 루빈이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인 컨센시스와 협업을 통해 다른 블록체인과 연결되는 호환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컨센시스는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주요국의 CBDC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SK C&C는 CBDC 사업을 통해 국내 빅테크 2곳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SK는 수년전 부터 그룹차원서 디지털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블록체인 관련 조직을 꾸리고 플랫폼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아울러 이번 모의실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삼성SDS는 막판까지 고심하다 결국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G CNS는 주사업자가 아닌 라인플러스 협력사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업체가 제출한 입찰 관련 서류에 대해 이달 중 기술평가, 협상적격자와의 기술협상 등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해  8월에 연구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