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잇단 확진에 긴장감 높아져…금감원, 예탁원 등 기자실 선제 폐쇄증권사, 재택 30% 확대·층간 교류 금지 등…영업점 창구업무 시간 단축도 "방역수칙 지속 유지해도 확산세·업무 특성상 비대면 한계"…길어진 거리두기에 볼멘소리도
  • ▲ 서울 여의도 식당가 ⓒ강민석 수습기자
    ▲ 서울 여의도 식당가 ⓒ강민석 수습기자
    정부가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간 재택·분리근무가 상시적으로 자리잡아왔지만 최근 서울 여의도 일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불안감은 완전히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을 비롯해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관련업계는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발표에 맞춰 강화된 대응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 기관을 중심으로 과거보다 강화된 방역지침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2, 3차 대유행 당시 확진자 발생 등으로 일부 기간에 국한해 기자실을 폐쇄했던 기관들은 이번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아예 기간 내내 선제적으로 기자실 운영을 중단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5일까지 2주간 기자실을 폐쇄한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지난 11일 여의도 사옥 근무 직원 1명이 코로나에 확진되면서 필수인력 외 재택근무 실시를 권고하고, 기자실 운영을 멈췄다. 금융투자협회도 2주간 기자실을 폐쇄한다고 알렸다.

    이는 최근 여의도 금융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증권가 특성상 세미나나 기업 탐방 등 대면 업무가 잦은데다가 여의도 유명 식당가에서 잇따라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직원들이 확진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의도 일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주요 증권사들도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내부 직원들의 사적모임 자제를 엄중하게 권고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회사 내 대면회의를 중단하고, 업무상 필수 불가결한 사항 외 본사 내 층 간 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KB증권은 기존 시행했던 재택·분산 근무 비중을 부서별 30% 이상 유지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임신근로자 등 취약감염자에 대해선 재택근무 우선 적용을 권고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상시 재택 근무 인원을 30%로 확대하고, 회식 금지 및 점심 식사의 경우 도시락 이용을 권고하고 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도 마찬가지다. 기존 20% 수준에서 팀별 자율로 운영하던 재택근무를 30% 수준으로 확대하고, 타팀 간 식사를 금지하는 등 자체 방역 수칙을 강화했다.

    수도권 영업점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지점 창구 현금 입출금 시간을 단축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현금 입금은 오전 8시30분~오후 3시, 출금은 오전 10시~ 오후 3시 등 기존 입출금 업무 시간을 오는 23일까지 30분 단축하기로 했다.

    KB증권의 경우 입·출금 마감시간을 오후 3시 40분에서 오후 3시로 변경했다. 출금 시작 시간도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10시로 단축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입·출금 마감 시간을 오후 3시 40분에서 오후 3시로 줄였다.

    일각에선 지지부진 길어지는 거리두기 상황에 볼멘 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부터 이미 회사별, 부서별로는 재택이나 분리근무가 이어지고 있었고 최대한 조심해왔던 상황"이라면서 "사실 업무 특성상 비대면이 불가능한 업무들이 있어 회사 권고에도 피할 수 없는 게 있다. 거리두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답답한 노릇이고, 방역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