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사, 1분기 어닝쇼크 후 주가 단기적 반등美 보조금 차종 확대·中 흑연통제 유예 호재하반기 신차 출시 활발, 판매량 확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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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수요 부진에 약세였던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미국 내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차종이 늘어나면서 향후 판매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4월 30일~5월7일) 새 배터리 주가는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배터리 대장주들인 LG에너지솔루션(0.64%), 삼성SDI(0.23%), SK온을 소유한 SK이노베이션(0.99%) 등 배터리 셀 3사 주가가 반등에 성공했다.

    이 기간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이 포함된 이차전지 대표 지수인 'KRX 이차전지 톱10'가 1.77% 떨어진 것과 대비하면 셀 3사만 유일하게 주가에 선방한 셈이다.

    이들의 주가가 뛰기 시작한 건 1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다. 지난달 25일 실적을 공시한 LG엔솔은 어닝쇼크로 당일 주가가 3% 이상 빠졌지만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8일 기준 5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같은달 29일 실적을 공개한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부문이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당일 종가 기준 5.62% 올랐다. 3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실적을 공개한 삼성SDI 역시 발표 당일인 30일 전후로 주가가 3% 이상 오르는 등 상승폭을 키웠다.

    삼성SDI의 경우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가장 먼저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SDI 측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는 자동차 전지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으로 자동차 전지 시장과 고객의 수요에 근거해 진행하고 있다"며 "전고체, 리튬인산철 배터리(LFP) 등 신제품 관련 투자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에서 삼성SDI의 장기적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기업가치 도출 시 배터리 셀 외의 사업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셀 외의 사업 가치는 14조 원, 할인 논리 해소를 고려한 배터리 셀 사업 가치는 37조 원으로 약 51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은 하반기 전기차 판매량 증가 전망에 기대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차종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기차 43종 중 31종이 배터리 3사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5종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보조금 지급에 따라 전기차 가격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둔화됐던 전기차 수요 촉진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산 흑연 통제 유예도 주가 선방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흑연에 대해 IRA 관련 제재를 2년 유예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급망 자립화에 10조 원 가까이 정책금융을 풀기로 했다. 

    또 하반기 미국에서의 잇따른 신차 출시와 내달 유럽에서 열리는 '유럽 인터배터리' 행사도 호재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선 GM이 4분기에 7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며, 테슬라도 모델Y의 후속 모델을 유럽과 미국에서 연이어 선보인다. 이에 맞춰 4680(지름 46mm에 길이 80mm)배터리 채용 모멘텀도 기대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6월 GM과 스텔란티스 신차 출시 일정을 고려할 때 3분기부터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 회복과 주가 반등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