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물류설비업체 태성시스템 550억에 인수2017년 유진저축은행 이후 4년만'M&A 숨고르기' 마치고 잠재매물 현황 파악
  • "향후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인수합병(M&A) 나서겠다."

    M&A로 성장 신화를 이어온 유진그룹의 DNA가 다시 깨어나는 분위기다. 

    최근 유진그룹 계열 물류기업인 유진로지스틱스는 스마트 물류 설비 제조기술을 보유한 태성시스템을 인수했다. 지난 2017년 유진저축은행 인수 이후 4년 만이다. 

    그룹 모회사인 유진기업은 100% 자회사인 유진로지스틱스 증자와 유진PE를 통해 총 550억원의 인수금을 조달한다. 회사는 태성시스템 인수를 통해 물류사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퀵커머스 시장의 확산으로 도심형 창고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전문업체 인수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의 방향을 유통과 물류에 맞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M&A는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에 참가했으나 막판 고배를 마신 이후 첫 움직임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거래로 여겨진다.

    유진그룹 안팎에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M&A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외부 역량을 흡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유진그룹은 다년간의 성공적인 M&A 경험을 지니고 있다. 군납 건빵 식품회사로 출발한 후 1985년부터 물류, 유통, 금융, 건설소재 등으로 거침없이 사세를 확장해 왔다.

    2000년대에는 매년 M&A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증권과 하이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의 방향을 유통과 물류에 맞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는 유 회장의 의지와 관련이 깊다.

    지난 4년간 'M&A 숨고르기'를 마친 유진은 올해 다시 인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꾸준히 잠재매물 현황을 파악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 직접 연관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둘러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룹내 금융사인 유진투자선물과 유진투자증권 등을 비롯해 유진프라이빗에쿼티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재무 여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유진기업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213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8000억에 달한다. 

    일각에선 올초 유진저축은행을 급매각하면서 저축은행의 수익성을 만회할 새로운 사업과 기업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M&A를 통해 사세를 키우고 수익성을 늘려온 전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M&A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며 "실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실패 이후 사업 및 시장 다각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