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실적 피크아웃 우려감…대형 지주 계열 증권사 순익 1Q比 8.5% 감소 지난해 두자릿수 확대되던 증권사 순익 비중 2분기 줄어들어거래대금 축소로 브로커리지 실적 감소‥반면 은행·보험 등 타 부문 약진
  • 증권업계의 하반기 실적 피크아웃(Peak-out·고점 통과) 우려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줄곧 금융 지주 실적을 견인하며 효자 노릇을 해왔던 증권 계열사들의 기여도가 2분기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역대급 성적의 배경이었던 브로커리지 실적이 축소된 사이 상대적으로 은행·보험 등 여타 계열사들이 선전한 영향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NH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전분기(7848억원) 대비 8.5% 감소한 717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 기간 이들 금융지주의 당기순익 합계는 4조511억원으로, 전분기(3조9020억원)보다 3.8% 상승했다. 

    그간 증권사들의 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줄곧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1분기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보였지만 이후 지속된 동학개미운동 수혜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덕분이다.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지주 내 기여도가 두 자릿수로 확대된 배경이었다.

    2분기엔 조금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형 지주 계열 증권사 4곳의 지주 내 기여도는 모두 줄어들었다.  

    1분기 이후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사 실적을 견인하던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분기에 비해 줄며 증권업종의 실적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증권업 실적이 주춤한 사이 보험 등 여타 비은행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진한 영향도 있다.  

    보험사들은 시장금리 상승과 코로나19 반사이익 등 요인으로 2분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KB금융(푸르덴셜생명), 신한금융(오렌지라이프)은 새로 편입한 보험사들이 깜짝 실적을 거두면서 인수·합병(M&A)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 역시 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전기에 비해 당기순익 하락폭이 가장 컸던 KB증권의 기여도 감소 폭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보다 순익 실적이 8.5% 줄어든 KB증권의 실적 기여도는 12.9%로 전분기보다 4.4%포인트 줄어들었다. 이 회사 실적 비중이 그룹 내 15%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2분기 신한금융투자의 지주 내 순이익 비중은 12.4%로, 1분기 대비 1.74%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기여도는 지난해 1분기 4.9%에서 1년 만에 14.1%까지 확대됐지만 지난 1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7.9% 줄어든 영향으로 그룹 내 입지 역시 축소됐다.

    마찬가지로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그룹 순익 비중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5% 이상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2분기 들어 대다수 증권사가 전분기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투자금융(IB) 부문 양호한 실적 등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주사 전체 실적 개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지주 내 입지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우선 하나금융투자의 2분기 순익 기여도는 15.2%로, 전분기보다 0.92%포인트 줄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익 비중은 18.4%로 전분기 대비 0.6%포인트 감소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이 회사의 그룹 내 비중은 꾸준히 15%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방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대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DGB금융 증권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의 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2분기 29.9%로 1분기 대비 2.5%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30%에 육박하며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기 대비 16.25% 늘어나면서 창사 이래 최대 반기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특히 1분기 대비 52.8% 증가한 IB·프로젝트파이낸싱(PF) 성과가 주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초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지원받아 수익구조 다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DGB금융지주가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비은행 부문에 힘을 실어주면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그룹 내 편입 후 10% 남짓했던 순익 기여도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은 IB와 부동산PF 강점이 있는 중형 증권사로서 DGB금융 수익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증권 자회사가 없었던 DGB금융지주의 비은행 이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