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상위 5개사 3분기 순익 1조1881억원…전년比 87% 급증한투>미래>삼성>KB>NH證 順…명성 되찾은 미래에셋누적 영업익 기준 한투 1조클럽에…삼성도 달성 유력PF 우려·CFD 사태 발목 잡혔던 지난해 대비 우호적 영업환경 지속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암울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3분기 빅5 증권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BK) 수수료 성장은 주춤했지만 해외 주식거래가 늘고 기업금융(IB)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 영향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는 올해 3분기 1조18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342억원) 대비 87.3% 급증한 수치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운용 부문 수익 개선과 서학개미 열풍 덕분이다.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채권 평가 이익이 늘었고,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도 서학개미 열풍에 해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대폭 확대됐다.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인 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 3분기 한투증권은 전년 대비 72% 급증한 3307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시장 금리 하락으로 채권 운용 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BK, IB,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견조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로 7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엔 227% 급증한 2901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자기자본 기준 1위 증권사 명성을 되찾았다.

    기업공개(IPO) 딜 흥행에 따라 IB 수수료 수익은 541억원으로 약 24% 증가하고, 트레이딩 부문에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양호한 채권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삼성증권은 전년 동기(1510억원) 대비 59% 증가한 2403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3위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 수수료 증가와 WM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KB증권의 약진도 돋보인다. 빅5 증권사 순익 기준 부동의 5위였던 KB증권은 지난해 대비 53% 증가한 17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삼성증권의 뒤를 이었다.

    금융상품수수료 수익이 3분기 누적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8% 늘어나고, 상품운용손익은 4636억원으로 같은 기간 60.5% 증가하는 등 WM과 트레이딩 관련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NH투자증권은 증권사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지만 상대적으로 WM과 트레이딩에서 아쉬운 실적을 거두면서 빅5 증권사 중 가장 적은 15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빅5 증권사들은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부동산 침체, CFD 사태 등 영향으로 1조클럽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빅5 증권사 당기순이익 합계는 3조583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673억원) 대비 45.3% 늘었다. 영업이익 합계는 4조5375억원으로, 전년(3조2038억원)보다 41.6%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1조클럽에 입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이익은 1조1587억원으로, 전년 동기(6473억원) 대비 79% 급증했다.

    삼성증권(9949억원)과 미래에셋증권(9145억원) 역시 1조클럽을 목전에 뒀다. KB증권(7355억원), NH투자증권(7339억원)도 1조클럽 문을 두드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예고된데다 미국 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 실적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여 증권사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됐다"며 "금리가 하향 안정화됨에 따라 조달 코스트 부담이 덜어져 PF 사업이 재개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