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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반기 R&D 투자비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R&D 투자비용을 가장 많이 집행한 곳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의 R&D 비용은 2020억원으로 전년 동기(1419억원) 대비 42.4%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21.1%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글로벌 임상 3상을 마무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셀트리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키로나에 대한 허가변경을 신청한 상태다.
렉키로나주 효능·효과는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증상 개선'에 대해서만 조건부로 허가됐으나, '성인 및 12세 이상 소아의 모든 경증에서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로 변경 신청했다.
셀트리온은 변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칵테일 임상'에도 들어간다. 렉키로나 개발 초기 당시 확보한 다양한 중화항체 후보군에서 발굴한 칵테일 항체 CT-P63은 현재까지 임상물질 생산을 완료했다. 다음달 임상 1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렉키로나를 흡입제형으로도 개발한다. 이를 위해 흡입형 항체 치료제 개발 관련 특허 및 기술을 보유한 미국 소재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와 계약을 체결했다. 인할론은 지난 6월 호주에서 흡입형 렉키로나 임상 1상을 개시했으며, 이어 임상 2상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달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대웅제약도 R&D 비용이 큰폭 늘었다. 대웅제약의 상반기 R&D 비용은 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17.6%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임상결과를 내놨다. 후보물질 '코비블록'(가칭, 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이 위약 대비 임상적 증상 개선에서 통계적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
다만 호흡기 관련 증상이 한개라도 있는 50세 이상 환자에서는 증상 개선 시간이 단축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대웅제약은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찍이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한 종근당도 R&D 비용이 증가했다. 종근당의 상반기 R&D 비용은 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늘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12.2%다.
종근당은 후보물질 '나파벨탄'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은 진행 중이다. 약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0여곳 이상의 기관에서 진행하고 유럽,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에서도 임상에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이 진행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R&D 비용 증가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