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문가 회의 통해 자가치료 관련 지침 등 논의염호기 위원장, ‘행정인력 확충·공감대 형성’ 선결과제공동주택 생활환경서 재택치료자 수용 가능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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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재택치료’ 확대가 화두로 떠올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한 필수관문으로 인식되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다. 그러나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이 아닌 전국적 확대에 따른 우려도 존재한다. 
     
    먼저 재택치료를 위한 비대면 진료시스템 자체는 안정적인 체계를 구축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소요되는 행정인력의 과부하가 예상된다. 자가격리자들보다 엄격한 관리체계를 지자체에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인지 불투명하다. 

    또 다른 문제는 아파트 중심의 공동주택 형태가 대다수인 거주환경에서 재택치료자가 발생하면 주민들의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바로 이 부분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대응의 마지막 카드로 여겨졌던 재택치료를 도입하기 위해 일명 ‘자가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전문가 회의를 거쳤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건소 또는 지역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통해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수가를 지급하는 형태로 조율될 전망이다. 이상징후 발생시 병원 이송 시스템도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일련의 정부 정례브리핑에서도 재택치료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은 명확히 드러났다. 현재 수도권과 강원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소수만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과정은 확정적이며 그 ‘시기와 속도’가 관건이다.

    실제로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앞으로는 정부는 재택치료를 준비하도록 하겠다”라며 “단계적인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목에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바로 재택치료”라고 규정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 역시 “재택치료 건강 모니터링 등을 위해 지자체에 전담팀 구성을 권고하고 있다”며 “특별생활치료센터 등을 포함해 지자체의 운영 결과 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 재택치료 확대 앞서 넘어야 할 2개의 산 

    재택치료 활성화 추진 이면에는 생활치료센터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항체치료제 투여도 하지 못해 치료의 기능이 없고 격리된 환경만을 제공하니 입소를 피하는 경향이 도드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재택치료를 늘려 생활치료센터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개선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오게 된 것이다. ‘위드 코로나’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수용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초에 재택치료에서 시의적절한 모니터링, 경증에서 중증 이환시 병원 이송 등 비대면 진료체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현 시점에서 이 부분은 일부 보완을 거쳐 충분히 적용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재택치료를 위해 넘어야 할 2개의 산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비대면 시스템 구축 자체는 1차 적인 문제이며 해결 가능한 부분이지만, 과연 각 지자체에서 늘어난 재택치료자를 관리하기 위해 인력과 재정이 충분한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재택치료 확대 발표와 동시에 일부 지자체는 재택치료 대상자가 늘어나면 적절한 관리체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내놓는 실정이다. 이미 코로나 대응 행정인력이 과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자가격리자보다 더 엄격해야 할 재택치료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어 염 위원장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인데 이 영역에서 수용 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형태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바로 옆이나 위아래 집에 재택치료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재택치료를 확대한다는 방침만을 발표할 것이 아니라 위드 코로나 과정에서 서로가 이해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러한 조치가 충분히 취해지지 않으면 시스템적 문제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