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전 대비 4배 이상 올라HMM 장중 3만원선 무너져전력난 중국 제조업 부진 등 변수
  • 잘 나가던 HMM이 해상운임 조정이라는 파고에 출렁거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발 전력난에 따른 제조업 불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일 HMM 주가는 장 시작 30분만에 3만원선이 무너져 10시45분 현재 2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만원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3월26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지난 5월27일 5만원선을 넘었던 HMM 주가는 8월13일 4만원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1252억원의 공매도가 몰리면서 3만8100원에서 3만1250원으로 16.43% 하락했다.

    주가 조정은 20주 연속 최고가를 경신하던 해상운임 상승세가 다소 꺾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일 4614.10으로 전주 대비 29.69포인트(0.64%) 하락했다. SCFI는 코로나19 본격 확산 이전인 지난해 3월 871.16을 저점으로 꾸준히 올랐고 이는 HMM 실적향상에 디딤돌이 됐다.

    해상운임 조정세는 중국의 전력부족 현상으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며 컨테이너 물동량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세계 3위 해운사 CMA-CGM과 5위 하팍로이드가 컨테이너 스팟 운임 동결을 선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나만식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3~4분기는 물동량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내년 1분기까지는 운임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 ▲ HMM누리호ⓒ자료사진
    ▲ HMM누리호ⓒ자료사진
    하지만 소폭 운임 조정에 주가가 지나치게 출렁거린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는 불안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해운사들의 실적이 올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점차 하향세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실적 평균 전망치는 영업이익 5조9545억원에서 내년 5조2030억원으로 줄어든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교역량 둔화 가능성,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심화에 따른 유동성 회수조치에 따른 소비 둔화 가능성 등이 있다"며 "우려요인이 지속된다면 컨테이너 선사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글로벌 해운공룡들의 선복량 확충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HMM은 2016년 40만TEU에서 올해 82만TEU로 선복량을 늘려 세계 8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세계 1, 2위 해운사인 머스크와 MSC는 올해 각각 17만TEU, 90만TEU를 발주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선박을 인도받게 되면 머스크는 440만TEU, MSC는 503만TEU로 선복량이 늘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가 어떤 분야보다 강력하게 적용되는 해운업에서 선복량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HMM도 올해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고 추가 발주도 냈지만 해운공룡들의 독주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