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회수 알짜 노선 놓고 4파전비자유화 노선, 안정적 탑승률로 인기 높아공급석, 중대형기·장거리 운항 경험 등 평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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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항공기 ⓒ각 사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을 잡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자카르타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재배분되는 노선 중 알짜 노선으로 평가되고 있어 심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3일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과정에서 독과점 해소 차원으로 회수된 자카르타 노선을 배분하기 위해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두 항공사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독과점 우려가 있는 34개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을 10년 이내 다른 항공사로 이전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자카르타 노선이 다른 운수권에 비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요 때문이다.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기업이 진출해 있어 관광 수요뿐 아니라 비즈니스 여객 비중이 높고, 한국을 경유한 장거리 환승 수요까지 기대할 수 있다.또한 인천~자카르타 노선의 연간 여객 수요는 40만~50만 명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평균 탑승률도 85%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무엇보다 자유화 노선이 대부분인 동남아 지역과 달리, 운수권 없이 정기편을 띄울 수 없는 자카르타 노선은 진입 이후 경쟁사 유입이 쉽지 않아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현재 자카르타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 항공사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외국 항공사가 수요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자카르타 노선 확보에 도전하는 항공사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4파전으로 범위가 좁혀지는 분위기다.공정위는 이번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재무·서비스 안정성 ▲운항 인프라 ▲노선 확장 계획 등을 종합 평가한다는 방침이다.특히 독과점 우려가 있는 노선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분배를 시행하는 만큼 기존 운항 항공사만큼의 좌석 공급 규모나 장거리·환승 네트워크 보유 여부가 배분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카르타 노선 평균 탑승객 수는 230~240명 수준으로, 대한항공은 자카르타 노선에 291석 규모의 B777-300ER을 투입하고 있다.이에 A330-200·300 각 5대, B777-300ER 2대 등 타사보다 많은 중대형기를 통해 공급석에 우위가 있는 티웨이항공이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는 평가다.티웨이항공은 현재 청주발 발리 노선을 운행하고 있으며 유럽이나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 경험도 검증됐다.또한 최근 4개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노선에 취항해 인천발 바탐행·발리행 항공편을 운항하며 역량을 쌓고 있다는 점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재무 구조에서도 모회사인 애경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여객 수 기준 국적 LCC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어 통합 대한항공과 경쟁을 이어 나갈 주요 경쟁사로 점쳐지고 있다.이스타항공도 자카르타 노선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지난 17일 20번째 항공기 도입을 마친 이스타항공은 전체 보유 항공기 20대 중 절반인 10대를 B737-8 기종의 신기재로 운영하며 평균 기령을 7년으로 낮췄다.B737-8은 189석 규모이지만 LCC가 보유한 소형기 중 자카르타까지 운항이 가능한 기종이며 향후 대형 항공기 도입을 위해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에어프레미아도 B787-9 8대로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장거리 네트워크를 확장해 온 항공사다. 자카르타 노선 취항 시 인천을 경유한 미주 환승 수요와 시너지를 이룰 수 있지만 상반기 항공사 서비스 평가에서 국제선 시간 준수율 등 부문 최저점을 받은 것은 변수로 꼽힌다.국토교통부는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배분 결과를 올해 안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대체 항공사로 선정된 항공사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배분받은 노선에 취항할 수 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 제한 우려가 있던 독과점 노선들에 대해 항공 노선을 배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항공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