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항공안전·소비자보호 전문가 참여합병 전 과정 자문… 독과점 판단 지표 구축운임·유류할증료·노선 공급 변화 실시간 점검
  • ▲ 대한항공 ⓒ뉴데일리
    ▲ 대한항공 ⓒ뉴데일리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을 앞두고 독과점 차단용 '합병 자문단'을 가동한다. 
    오는 12월 메가 캐리어 출범으로 시장 집중도가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경쟁과 소비자 보호, 재무·법률 심사를 아우르는 상시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운임 인상과 노선 재편, 마일리지 축소 등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는 만큼 정부가 선제 관리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 합병 전 과정 자문단이 뜯어본다 

    1일 뉴데일리가 입수한 국토부의 '항공시장 경쟁촉진 및 건전성관리 지원' 연구용역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합병 인가와 합병 과정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재무·법률 심사 등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위해 별도의 합병 자문단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자문단은 변호사와 회계사를 비롯해 항공안전·교통 분야, 소비자 보호 분야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을 단순 기업결합이 아닌 시장 경쟁 질서를 바꾸는 구조적 변수로 보고 전문 검증 체계를 제도화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자문단의 핵심 역할은 합병 전후 시장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있다. 국토부는 제안요청서에 통합 대형항공사(FSC)와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의 합병 전·후 시장 구조 변화 양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주요 이슈 분석과 대응 방안을 검토하도록 명시했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통합안도 함께 살피겠다는 의지다.  

    동시에 항공시장 전반의 건전성과 독과점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신규 지표를 마련하고 관련 기초 데이터도 구축할 방침이다. 향후 정부는 운임 인상, 유류할증료 전가, 중복 노선 감편, 마일리지 좌석 축소, 지방 노선 유지 여부 등 소비자 체감 지표를 정밀 추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의 마지막 관문인 마일리지 통합안 심사가 막바지에 이른 상태다. 보너스 좌석 확대, 승급 기회 보장, 제휴처 확대 등을 담은 수정안이 제출돼 업계에서는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합 이후, 장거리 노선과 허브 네트워크 측면에서 통합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이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중심 허브 전략과 미주·유럽 장거리 프리미엄 수요, 글로벌 항공동맹 및 조인트벤처(JV) 확대는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일본·동남아 일부 중복 노선과 지방발 국제선은 공급 최적화 과정에서 감편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공급 축소에 따른 운임 상승 압력과 소비자 선택권 축소 논란이 동시에 불거질 수 있다.
  • ◆ 항공 면허 심사 전문성 높인다

    국토부는 고환율과 국제유가를 별도의 분석 과업으로 포함했다. 제안요청서에는 국내외 항공산업 동향 및 전망과 함께 고환율 등 주요 대외 경제요인 변동이 국내 항공시장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도록 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데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가 겹치면서 유류할증료 추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통합 이후 공급 조정과 가격 부담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항공 수요 둔화 등 시장 변동 가능성이 상당하다.

    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체계 분석도 주요 연구 용역 과제다. 국토부는 항공사의 충분한 인력 확보와 안전 투자를 위한 재무능력, 사업계획, 지배구조 변동, 정기 면허 점검까지 전문적으로 분석·지원하도록 과업 범위를 넓혔다. 이는 고환율·고유가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확대될 경우 통합 시너지보다 안전 투자 축소와 서비스 품질 저하 리스크가 먼저 부각될 수 있다는 정부의 우려를 반영한다. 

    이로써 향후 독과점 판단 지표 설계에 따라 운임 인상이나 노선 감편에 대한 정책 개입 강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슬롯 재배분, 대체 항공사 투입, 지방 노선 유지, 마일리지 좌석 공급 같은 세부 이슈는 자문단 권고가 향후 정책 판단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대한항공의 메가캐리어 출범 이후 첫 1년은 '시너지의 시간'이자 '규제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소비자 보호와 시장 경쟁 질서 훼손 가능성을 빈틈없이 점검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