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 RFPCB 처분 결정… 재무구조 개선 기대PLP·HDI 등 비주력 매각 '선택과 집중' 경영 고수무산됐던 와이파이모듈 사업 매각 재추진도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철수설이 지속 제기됐던 경연성회로기판(RFPCB)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비주력 사업 대신 수익성과 미래가치가 높은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등 사업재편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베트남 법인에서 이뤄지던 RFPCB 사업의 영업정지를 결정했다.

    RFPCB는 단단한 기판과 유연한 기판이 하나로 결합된 회로기판이다. 디스플레이모듈이나 카메라모듈, 스마트폰 등에 쓰인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4년부터 베트남 북부 타이응웬성 옌빈산업단지에서 RFPCB 생산공장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RFPCB 사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삼성전기 외 다른 업체들도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철수설이 지속 제기됐다. 삼성전기는 그간 '선택과 집중' 전략 하에 사업재편을 시도하며 실적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기는 최근 비주력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9년 패널레벨패키지(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넘긴 데 이어 같은해 말 스마트폰메인기판(HDI) 사업을 철수하는 등 비주력 적자사업을 정리했다.

    삼성전기는 사업재편 결과 지난해 매출 8조2087억원, 영업이익 82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4%, 11.9% 성장했다.

    삼성전기는 이번 RFPCB 잔여자산 처분 결정에 따라 매출 감소는 예상되지만 영업손실 축소로 재무구조 개선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수익성이 높은 반도체 기판을 중심으로 PCB 사업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기 수장에 오른 경계현 사장은 "올해를 '최고의 성장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의 초석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고 목표 초과 달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히며 "5G 안테나용 고다층 기판, 박판 CPU용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품 중심으로 제품 조합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삼성전기는 PC 중심의 FCBGA 기판이 주력 제품군이며, 현재 비대면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고사양 노트PC 박판 CPU용 기판의 캐파 확대와 안정적인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FCBGA 사업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무산된 와이파이모듈 사업 매각도 재추진 중이다.

    삼성전기는 전 세계 와이파이 모듈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와이파이 시장의 상향 평준화로 기술 격차보다 가격 중심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하면서 매각 작업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켐트로닉스가 사업 인수를 철회하면서 한 차례 무산됐지만, 지난 8월 한화솔루션이 와이파이모듈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매각 작업이 재점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