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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유료방송 '선계약 후공급'… '골든타임' 놓쳐선 안 돼

플랫폼과 PP의 대립 원인 지적정부, 콘텐츠 거래구조 가이드라인 명문화생태계 조성 등 투자 활성화 위해 도입 시기 서둘러야

입력 2022-01-18 11:18 | 수정 2022-01-18 11:18

▲ ▲PP평가 및 계약절차 ⓒ방송통신위원회

유료방송 시장의 오랜 숙원인 ‘선계약 후공급’ 방식의 콘텐츠 거래구조 정상화가 정부 가이드라인에 의해 명문화됐다.

지난해 12월 2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유료방송 채널거래 질서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및 콘텐츠 공급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고 발표했다.

변경된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선계약 후공급 방식으로의 계약 방식 전환을 명시한 부분이다. 그동안 유료방송 시장은 콘텐츠 ‘선공급 후계약’이라는 고질적인 관행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선공급 후계약이란 방송채널사업자(PP)가 유료방송사업자(SO)에게 콘텐츠를 먼저 공급한 후 계약을 맺는 방식을 일컫는다.

PP업계에서는 콘텐츠 수익을 미리 예상하기 힘들어 투자계획 수립이 어렵다는 점과 이미 상품을 공급한 뒤 협상을 진행해 PP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선공급 후계약 방식의 문제로 지적해 왔다.

특히, 최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제작 규모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투자 비용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공급 후계약으로 인해 자금회전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선공급 후계약 방식은 매년 콘텐츠 대가 산정을 놓고 IPTV 등 플랫폼과 PP가 대립하게 되는 원인으로도 지목돼 왔다. 홍종윤 서울대학교 교수는 선공급 후계약 방식을 ‘외상거래’라고 빗대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한 선계약 후공급 방식의 도입이 안정적 투자 재원확보를 통한 국내 제작사 및 방송사의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OTT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유료방송 콘텐츠 경쟁력 확대를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함으로써 시청자 권익을 제고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올해에만 137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공언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의 글로벌 OTT와 경쟁에서 국내 OTT가 도태되지 않으려면 안정적인 투자 재원확보는 필수적이다.

일각에서는 선계약 후공급 방식의 도입이 오징어게임의 사례와 같은 수익 배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오징어게임의 역대급 흥행은 특수한 케이스로 분류되며, 유료방송 시장의 생태계 재건 및 실질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선공급 후계약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도입 시기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선계약 후공급 방식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가 중소PP 보호방안 수립과 맞물려 확정되지 않았다. 길게 바라보면 2023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1년이란 시간은 K-콘텐츠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는 기간이다. 모처럼 업계와 정부 부처가 머리를 맞대 마련한 개선안 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진다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어차피 도입을 하기로 했다면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속담을 교훈 삼아 조속한 시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준 기자 kimdj@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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