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현 대표와 박윤영 대표 내정자까지 모두 MWC 불참MWC, 통신 CEO의 글로벌 무대로 꼽혀 … KT의 이례적 공백커지는 리더 교체기 갈등 우려 … 조직개편·인사도 모두 정체
  • ▲ KT가 MWC 2026에서 선보이는 ‘광화문광장’을 테마로 한 전시관.ⓒKT
    ▲ KT가 MWC 2026에서 선보이는 ‘광화문광장’을 테마로 한 전시관.ⓒKT
    KT가 오는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세계 모바일 축제인 MWC 2026에서 CEO 없이 행사를 치를 전망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MWC 불참을 결정한 가운데, 박윤영 대표이사 내정자도 참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CEO 없는 MWC가 되는 것. KT가 CEO 없이 MWC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김영섭 현 대표와 박윤영 대표 내정자의 MWC 불참을 결정했다. 최근 연임을 포기하고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에서 물러날 예정인 김영섭 대표의 ‘퇴임 출장’이 부적절하다는 판단과 취임 이전인 박윤영 대표 내정자의 대외행보가 부적절하다는 신중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KT에서는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부사장 등 실무 임원 선에서 참석이 이뤄질 전망이다.

    CEO 교체기를 고려해도 KT의 불참은 이례적이다. KT는 앞선 2018년에도 CEO가 MWC에 불참한 사례가 있는데, 당시 황창규 전 KT 회장이 골절에 따른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심지어 지난 2023년에는 구현모 KT 대표가 후임 대표 후보가 선정되지 않은 상태로 연임을 포기했던 상황이었음에도 MWC 일정을 소화했다. KT는 MWC를 개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서 국내 유일한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반면 경쟁사에서는 CEO가 MWC에 총출동한다. 경쟁사인 SK텔레콤만 해도 오는 3월 주총에서 대표로 취임할 예정인 정재헌 SKT CEO가 MWC에 참석해 글로벌 데뷔를 예정하고 있고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MWC 개막식에서 키노트 세션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사실 MWC는 전세계 통신 CEO의 글로벌 데뷔 무대로 꼽혀왔다. 국내 사업비중이 높은 통신사 특성상 MWC는 글로벌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리다. 여기에서는 글로벌 주요 통신사, AI기업 CEO와의 회동 및 파트너십이 이뤄지고 글로벌 통신사와 파트너십, 동맹을 비롯해 수출 계약까지 체결된다. 미래 비전과 신기술을 공개하는 언론 대상 CEO 간담회도 이 자리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국내 통신사는 MWC 참석에만 100억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투자한다. MWC는 전시장 공간 1㎡에만 약 200만원의 비용을 책정하는데, 통신사들은 매년 수백㎡ 규모의 특대 부스를 꾸며왔다. 여기에 평소 1박에 20만원 안팎인 현지 숙박비도 MWC 기간에는 100만원에 이르고 항공료까지 급등하기 때문에 다수의 인력을 보내는 통신사의 MWC 참가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국내 통신사들은 MWC 참석에 앞서 주요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방향성과 전시, CEO의 회동 일정을 조율하는 전담부서를 둘 정도다. 

    업계에서는 퇴임을 앞둔 김영섭 대표와 박윤영 대표 내정자 사이의 불협화음이 이번 MWC 불참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지난해 말에 진행됐어야 할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인사 마저 중단된 상황. 

    이는 결과적으로 KT의 통신 리더십을 세계에 알릴 MWC에서 기회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MWC에 참여하면서 CEO가 불참한 사례는 국내 통신 3사를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라며 “KT 내부의 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