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오익근, 실적·소비자보호 소방수…연임 파란불유안타증권 궈밍쩡, 인수이래 최대실적…신용등급 상향IBK투자증권 서병기, 자기자본 1조 도약…대선 결과 변수로
  •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국내 주요 중소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각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만큼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다만 IBK투자증권의 경우 사장 인선에 있어 금융당국 등 정부 입김이 강하게 반영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등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2020년 3월 라임펀드 사태 구원투수로 취임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대표 취임 전 발생했던 라임펀드 사태를 수습하고 소비자보호와 위험관리에 적극 나선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앞서 취임 즉시 금융소비자보호총괄(CCO)과 상품내부통제부를 신설했다. 상품내부통제부는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 소속 부서로 금융상품의 도입부터 판매, 사후관리 등 상품판매 전 과정에 대해 관리·감독한다.

    상품내부통제부를 중심으로 사후관리 체제도 정비했다. 매월 출시된 상품의 판매 현황과 수익률 추이, 부동산 상품의 경우 공정률 및 분양률 추이 등을 상품내부통제부에 보고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오 대표는 사모펀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섰다. 라임펀드 투자자 대표 측과 직접 만나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함과 동시에 손실을 본 투자자에게 손실액의 30%를 선지급하는 자발적 보상안을 확정했다. 

    회사는 이와 더불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증권업 전반의 실적 향상과 함께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한 한남동 주택부지 사업의 분양 전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결과로 분석된다.

    2020년 3월 서명석 전 대표가 물러나며 단독 대표를 맡아온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 또한 지난해 호실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 궈 대표는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데 이어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2.1% 증가한 3214억원, 당기순이익은 43.4% 늘어난 1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은 지난 2014년 동양증권에서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처음이다.    

    회사는 지난해 동양생명보험 주식매각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1318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실적에 일시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를 받았다. 이는 자기자본 1조5319억원의 약 9%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는 호실적을 달성하며 수익성을 증명했다. 

    2020년 3월 김영규 전 IBK투자증권 대표의 후임으로 선임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또한 오는 3월 26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서 대표가 이끈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첫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넘기며 10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와 함께 자본 확충,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신용등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특히 서 대표는 취임 당시 목표로 내걸었던 ‘자기자본 1조원 달성’ 약속을 임기 내 달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취임 당시 “자체적인 수익성 확대뿐만 아니라 증자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임기 내 자기자본 1조원을 달성하겠다”라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회사의 현재 자기자본은 1조343억원이다. 

    다만 IBK투자증권의 경우 최대주주가 정부인 만큼 오는 3월 9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의 모회사는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의 지분 63.7%를 가진 최대주주가 기획재정부인 만큼 기획재정부의 입김이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실적과 무관하게 향후 거취가 결정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서 대표는 낙하산 논란 없이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공모 과정을 거쳐 사장으로 부임한 인물”이라며 “1년 연임 및 직무대행 체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