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급 우량채 물론 비우량 회사채 발행 열기 지속연중 금리 인하 기대·PF 부실 경계감 옅어진 영향BBB급 이하선 기관 옥석가리기 뚜렷…"하반기도 완만한 강세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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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계절적 비수기 7~8월을 앞두고 AA급 우량기업은 물론 BBB급 기업들까지 회사채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우량채에선 기관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기대한 비우량 발행사들이 자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다.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LF(AA-)는 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3년물 단일물로 구성됐으며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30~+30bp(1bp=0.01%)를 가산해 제시했다.최근 잇단 AA급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공모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19일 GS칼텍스(AA+)는 전일 총 14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해 78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3년물과 5년물 모두 모집액 기준 동일 만기 민평보다 낮은 금리를 형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는 지난 18일 총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11배인 2조275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2년물은 마이너스(-)23bp, 3년물은 -25bp, 5년물은 -23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LG유플러스(AA)는 지난 5일 회사채 3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65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3년물은 -8bp, 5년물은 -10bp, 7년물은 -17bp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한화시스템(AA-)은 지난 4일 2500억원어치 회사채를 찍었다. 1500억원 모집에 1조54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비우량채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급 및 BBB급 이하 기업들도 회사채 공모 행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종근당홀딩스(A+)는 2년 단일물 300억원 발행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9배에 달하는 236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종근당의 등급 상승 소식이 전해지며 향후 종근당홀딩스의 등급 상승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두산(BBB+)은 지난 25일 총 400억원을 모집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 6배가 넘는 253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BBB0에서 BBB+로 신용등급 상향 후 첫 수요예측으로, 투심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비우량 등급 회사채에선 기관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효성화학(BBB+)은 지난 24일 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지난 3월 1.5년물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도 전액 미매각을 맞은 데 이은 두 번째다. 불안정한 재무안정성으로 투자자 수요를 이끌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1분기 말 기준 3485.8%에 달한다.
비우량채에 대한 깐깐한 옥석 가리기에도 믿는 구석은 있다. 바로 고금리 채권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다.실제 만년 미매각 회사채였던 삼척블루파워(A+)는 지난 17일 3년 단일물 15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17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6%대 고금리를 제시하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금리 채권으로 입소문을 타자 이를 노린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활황을 지속하는 건 7~8월 휴가철을 앞두고 기업들이 상반기 막판 자금 조달에 나선 영향이다.
특히 채권의 비수기임에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채권시장 자금 유입에 힘입어 회사채 시장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경계감이 다소 줄어든 영향도 크다.
전문가들은 크레딧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이 우호적 수급을 보여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 등으로 국채 금리 평균 레벨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환경하에서 채권 수요도 공고하게 유지되면서 하반기 채권 시장은 큰 흐름에서 완만한 강세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레디트 시장이 캐피탈채까지 강한 상황이라 투자자 입장에선 이 가격에 사야 하는지 고민이 깊은 것 같다"면서 "올해 크레디트 시장은 주식시장처럼 개별 종목별로 차별화되고 있어 종목별로 선별적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