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윤석열 당선]反文 경제정책 간다…'일자리·민간투자' 과제

노동생산성↑·규제↓…주52시간제·중대재해법 손질할까리쇼어링 촉진등 친기업정책 가속…"민간주도로 유연하게"중원 新산업벨트 조성…차세대 원전개발등 탈원전 '굿바이'

입력 2022-03-10 06:00 | 수정 2022-03-10 07:00

▲ 경제공약 발표.ⓒ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어떤 경제정책 기조를 보일지 주목된다. 윤 당선인이 제시한 경제공약을 보면 차기정부는 큰틀에서 문재인 정부보다 민간주도의 유연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경제공약인 일자리정책과 산업·인재육성정책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책기조 변화가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윤 당선인의 경제정책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한다는 게 뼈대다. 큰 틀은 '반(反)문재인 정책'이다. 경제정책의 최우선은 일자리 창출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26일 경제공약을 발표하며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먼저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한다는 견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친노동자 성향의 정책을 쏟아냈다. 경영계 반대에도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주52시간 근로제를 밀어붙였다. 문제는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세계 주요국과 비교할 때 하위권을 면치 못한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9 기준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0.5달러다. OECD 36개 회원국 중 30위다. OECD 평균(54.5달러)의 74% 수준에 그친다. 국가지표체계를 보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4.8%, 문재인 정부로 넘어가던 2017년 6.8% 증가했다가 2018년 4.3%, 2019년 1.2%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윤 당선인은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규제 철폐 등을 통해 민간 주도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정부 출범 즉시 80여개의 대표적인 규제를 없애거나 축소하겠다고 했다. 일자리 체계도 유연하게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전일제와 시간제의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게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주52시간제와 관련해선 지난해 7월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훈클럽 토론회에선 "주52시간을 계산할 때 1·3·6개월 등을 단위로 유연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근무시간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업과 관련해선 민간투자와 창업을 활성화하고 이를 조세 지원과 맞춤형 인재양성으로 뒷받침한다는 태도다. 신산업과 관련해선 연구·개발(R&D)과 최첨단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오송·오창 바이오기술(BT) △대덕 정보통신기술(IT)·나노기술(NT)·에너지기술(ET) △세종 스마트행정 △익산 식품기술(FT) 등 중원 신산업벨트를 조성하겠다고 제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비대면 교육, K-콘텐츠 분야도 규제혁신과 지원책을 통해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창업 지원을 위해선 모태펀드 규모를 2배로 늘려 창업 초기 지원을 확대한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대학과 연구소의 인프라를 청년창업기지로 활용하고 이를 중원 신산업벨트와 적극 연계한다는 발상이다.

▲ 주52시간제.ⓒ연합뉴스

윤 당선인 경제정책의 또 다른 축은 친기업이다. 그는 노동·규제 개혁과 조세·산업용지 지원 등을 통해 기업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을 촉진하겠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수출입은행의 지난해 12월 '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해외진출 제조기업이 국내에 복귀하면 △생산액 36조2000억원 △국내총생산(GDP) 11조4000억원 △일자리 8만6000개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이 2020년 7월 내놓은 '미국·유럽연합(EU)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리쇼어링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리쇼어링 지수는 2018년 마이너스(-)32에서 2019년 플러스(+)98로 급상승했다. 리쇼어링 지수는 미국 컨설팅업체 AT커니가 개발한 지표로, 플러스는 리쇼어링 확대, 마이너스는 역외생산 의존도 증가를 뜻한다. 전경련이 계산한 한국의 리쇼어링 지수는 2018년 -11, 2019년 -37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리쇼어링을 확대하려면 기업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선 기업 옥죄기 일변도 정책을 펼쳤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기업이 해외로 안 떠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외국기업도 유치할 수 있다"면서 "법인세 인상 등 세금 이슈, 경영진이 형사법에 쉽게 노출되는 문제, 각종 기업규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리쇼어링 확대는 어렵다"고 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차기 정부에선 대기업에 대한 지원도 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육성하고 민관 협동으로 반도체기금인 '코마테크펀드'를 설립해 팹리스(설계회사)와 파운드리(제조회사)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공동 R&D를 지원하고 경영은 민간에 자율성을 준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인은 중대재해법을 손질하겠다는 견해도 드러낸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2일 경기도 안양시의 한 사고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고 후 책임을 논하는 차원이 아니라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게 중요하다"면서 "중대재해법은 기업인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 신월성 1·2호기.ⓒ뉴데일리DB

에너지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지만, 방법론에선 반대로 갈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은 줄곧 '탈(脫)원전' 정책을 외쳤다. 반면 윤 당선인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가동원전의 계속 운전 등 탄소배출 없는 원전을 기저전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태도다.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효적인 안전규제를 마련하는 동시에 혁신형 소형·마이크로모듈원전 등 차세대 원전의 개발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여소야대 구도에서 민주당이 반문재인 정책을 내세운 윤 당선인의 정책기조 변화에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설지 알 수 없다고 우려한다. 민주당이 사사건건 딴지를 놓는다면 국민의 기대와 달리 정책 변화가 난관에 부딪칠 수도 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