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국내 유일·최초 타이틀 내건 ETF 줄줄이 출시한화·한투밸류·키움 등 차별화 전략 통해 선두권 추격우주항공·MZ소비 트렌드·ESG채권 등 투자 대상 다양화"국내 존재하지 않는 상품 출시 위해 해외사례 적극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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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내 자산운용사들의 차별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들은 저마다 ‘국내 최초 출시’ 타이틀을 내건 ETF 상품을 출시하며 선두권 운용사들을 추격하고 있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등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운 ETF를 선보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전일 국내 최초로 우주항공 산업에 투자하는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우주항공 산업이란 한국형 발사체와 다양한 용도의 위성 등 우주 관련 기기 제작에서부터 KPS(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우주탐사 등에 관련된 모든 산업을 통칭한다. 

    국내 ETF 시장에서 우주항공 분야 투자는 생소한 영역이다. 회사 측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예상하며 상품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항공우주와 UAM 산업은 초융합산업”이라며 “다양한 산업에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화운용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다루지 않았던 영역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 앞서 희토류,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원에 투자하는 ETF를 잇달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가치투자로 잘 알려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또한 국내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ETF를 선보이며 ETF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투밸류운용이 전일 출시한 ‘VITA MZ소비 액티브 ETF’는 국내에서 처음 출시한 MZ세대 소비 트렌드 관련 ETF다. 에프앤가이드 MZ 소비 지수를 벤치마크 삼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MZ세대 주력 소비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키움자산운용도 ETF 점유율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이달 ‘히어로즈 단기채권ESG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이는 국내 최초 ESG채권에 투자하는 ETF다. 

    히어로즈 단기채권ESG 액티브 ETF는 ESG채권 중 잔존만기 1년 내외 단기채권으로 구성된 KIS ESG 9M~1.5Y 지수를 비교지수로 사용하는 액티브 ETF다. 기존 브랜드명인 KOSEF와 달리 별도 브랜드명인 히어로즈(HEROES)를 사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잔존 만기 1년 내외의 단기채권에 주로 투자해 낮은 변동성을 추구한다”라며 “투자자들이 ESG채권에 대한 익스포져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소형 운용사들이 저마다 특색있는 ETF를 내놓는 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함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양분하고 있는 ETF 시장에서 이들의 독주를 막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른 운용사에 존재하지 않은 상품군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놔야 고객이 찾아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시장의 시선을 끌기 위해 차별화된 테마와 전략을 가진 ETF를 내놓는 데 혈안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래에셋과 삼성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ETF 시장에서 중·소형 운용사가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금이라도 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있다”라고 덧붙였다. 

    운용사들은 특히 국내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ETF를 발굴하기 위해 외국의 상품들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과 같은 해외 ETF 시장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했고, 더 다양한 테마의 상품들이 존재한다”라며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해외 글로벌 ETF 동향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