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13.8달러 기록… 2000년 이후 최대원유비축분 가치 상승으로 재고평가이익 크게 올라유가 하락 대비 가동률 보수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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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분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작년 1분기보다 56.70% 늘어난 78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에쓰오일은 작년 1분기보다 80.13% 급등한 1조13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됐다. 종전의 최대 분기 실적은 2008년 2분기다.

    이 같은 전망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효과다. 지난달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7.76달러)보다 6.11달러 상승한 배럴당 13.8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1∼3월) 평균 정제마진도 배럴당 7.70달러로 지난해 1분기의 1.8달러에 비해 크게 올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유가 상승기에 정제마진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4달러는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수요가 급락하자 2020년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갔고,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배럴당 1~2달러 수준에 머물렀다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과 더불어 정유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라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평가이익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올해 1월 초 배럴당 76.88달러에서 3월 말 107.71달러로 40%나 급등했다.

    다만 정유업계는 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 이익이 감소할 수 있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까지 공장을 완전히 가동해왔으나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가동률을 보수적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