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증권, 내주 MTS 출시…서비스 고도화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로 양사 본격 경쟁지난해 당기순손실…신규 수익원 확보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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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핀테크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달 정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를 앞둔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본격적인 승부처는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다. 두 증권사 모두 신생 증권사로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공략을 통해 수익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내주 주식 MTS를 정식 출시한다.그간 카카오페이증권은 MTS 없이 지난해 말 기준 계좌 개설 수 500만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는 MTS 베타버전을 통해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며 가입자를 확대 중이다. 별도 어플리케이션을 설치 없이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통해 주식거래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지난해 3월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토스증권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고 석 달 만에 350만개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이는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2년여 만에 달성한 수치다.두 업체 간 본격적인 승부처는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다.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8일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거래 서비스 개시했다. 토스증권도 이달 중 관련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두곳 모두 '실시간 매매 방식'을 내세우며,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증권사는 일정 주기로 고객들의 소수점 주문을 온주(1주)로 모아 매매하는 탓에 실시간 거래가 어려웠다.카카오페이증권은 온주로 모으는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미국 우량 주식 24개 종목으로 시작해 점차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나아가 2분기 내 카카오톡 친구에게 해외 주식을 원하는 금액만큼 선물할 수 있는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되는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을 최대한 활용한 전략이다.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유사 서비스들은 내가 먼저 주식을 사서 양도해야 해 2∼3일간 기다려야 하지만 우리 서비스는 1∼10분 내 이뤄지는 준 실시간 서비스로 간편하다"면서 "앞으로 친구, 가족 생일이나 기념일에 손쉽게 주식을 선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토스증권은 미국 파트너사를 통해 소수점 주식을 온주로 모으는 과정 자체도 생략했다. 투자자들은 1주 단위로 주식을 거래할 때와 동일하게 주문 시점 가격으로 즉시 체결할 수 있다.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총 해외주식 2700여 개 종목에 대해 소수점거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토스증권 관계자는 "기존 해외 소수점 거래의 구조적인 문제와 고객 불편을 해소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빠른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해외 소수점 투자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의 우량 주식을 손쉽게 경험하고 나아가 해외투자가 대중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해외주식 소수점거래에 승부수를 띄운 이유는 주 고객인 서학개미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지갑이 가벼운 젊은 투자자들에게 고가인 해외 우량기업은 투자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또한 기존 증권사들이 제공해오던 온주 방식과 달리 실시간 소수점거래 방식은 핀테크 증권사들이 차별화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수익성 개선 과제도 나란히…신규 수익원 확보 과제
두 증권사 간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이뤄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725억원)은 28.5%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토스증권도 지난해 86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 776억원을 기록했다.
두 업체 모두 시장 진출 이후 빠르게 고객 수를 확보해갔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개발비, 인건비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게 사실이다.
본격적인 승부처가 될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에 두 업체가 공들이는 것도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승효 대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쟁 상대는 특정 증권사나 업권이 아닌 기존의 '어렵고 복잡한 투자문화'라고 생각한다"며 "대형 증권사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 중형 증권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선택과 집중을 해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MTS와 서비스 출시에도 신생 증권사로서 당장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MTS 출시를 통해 다른 증권사 MTS 이용자를 흡수한다기보다 중장기적으로 MZ세대 중심의 신규 고객을 유입한다는 취지가 더 크다"면서 "MTS 관련 시스템, 인력 투자 등으로 초기 비용은 바로 증가하지만 신규 고객 유치에 따른 매출 증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손익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