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불가, 개별 구매 등 소비자 편의성 전무주요 편의점 본사도 설치 점포 확대 사실상 어려워규제 해제 불투명… 투자 결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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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통해 편의점 등에 설치가 가능해진 무인주류자판기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2년으로 정해진 실증 규제 이후 상황이 불투명해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운 데다,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번거로운 불편함이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무인주류자판기를 포함한 15건의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페이즈커뮤, 신세계아이앤씨, 일월정밀, 도시공유플랫폼 등 4곳이 신청한 무인주류판매기 제품은 실증 특례를 받았다. 실증특례는 현행법상 금지하는 규제를 유예하고 일정기간 제한구역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샌드박스 제도다.

    다만 무인자판기 설치 및 운영을 위한 규제가 까다로워 실질적인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무인주류자판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설치 장소를 매장 내로 제한해야하며 CCTV로 확인 가능한 장소에만 가능하다.

    국세청 고시(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등) 준수를 위해 '1+1' 등의 소비자 혜택도 불가능하다. 국세청에서는 실층 특례 적용 1년 이후 실적을 바탕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규제로 현실적인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무인주류자판기를 도입한 CU 역시 1년이 되어가는 현재 총 4개 점포에 그치고 있다. 

    CU는 지난해 7월 강원도 고성 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자판기를 도입한 바 있다.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점포를 중심으로 확대를 검토하고있으나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실증특례 기간 동안 기존 PASS 모바일운전면허 인증만으로 제한됐던 성인 인증 방식이 카카오톡 지갑 인증으로 확대되긴 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면 구매 시 각종 프로모션 등으로 인해 가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굳이 자판기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GS25는 현재 15개 점포에서 무인주류자판기를 운영중이다. 이를 상반기내 20여개까지 확대한다. 이마트24는 현재 30여개 점포에서 무인주류자판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테스트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추가 확대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실증 특례 기간이) 내년 3월까지 인데 그 이후 규제가 풀릴지 연장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특히 주력인 맥주 제품의 경우 다양한 프로모션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격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자판기에서 소비자들이 구매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