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투 사장, 베트남 현지법인 찾아 신사업 모색NH證, 베트남 지점 추가 개점·하나금투 현지 지분 투자높은 경제성장률…타국 대비 베트남 법인 성과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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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베트남시장에 다시 투자의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베트남 진출러시가 국내 증권사들이 다시 가세하는 모양세다. 해외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베트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시 침체에 따른 실적 둔화가 이어지면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자 성장성 높은 베트남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한국투자증권은 정일문 사장이 KIS베트남 현지 법인을 찾아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곤캐피탈자산운용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하노이 거래소 경영진과 만나 현지 증권시장의 각종 현안과 문제들을 논의했다. 현지 시총 2~6위 기업인 빈그룹과 호아팟의 최고 경영진과 비즈니스 미팅을 병행하며 기업금융 지원 및 자본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 베트남 자회사 NHSV는 지난달 하노이지점 개점식을 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했다. NHSV는 기존 하노이 본사와 호치민 지점에 이어 추가 개점하면서 베트남 영업 기반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출범한 NHSV는 지난 2019년부터 흑자 전환해 지난해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베트남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면서 현지 증권사 지분 투자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증권사 BIDV증권의 지분 35%를 1420억원에 인수하는 신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경영 참여 목적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하나금융투자는 BIDV 증권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BIDV증권은 베트남 국영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자회사로 지난해 주식 위탁매매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1위다. 

    중소형사인 한화투자증권도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 2019년 12월 온라인 증권사 HFT증권을 인수, 파인트리 증권을 출범했다.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브로커리지 및 자기매매 사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 2020년엔 증권인수업무 라이선스를 취득해 사업 범위도 넓혔다.

    한화투자증권의 베트남 법인 매출 규모는 지난 2019년 11억원, 2020년 25억원, 지난해 73억원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시 호황 국면과 베트남의 높은 경제성장률, 사업 진출 시기가 맞아떨어지면서 성과를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이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도 베트남 현지 진출에 공들이고 있다.

    증권사들이 해외 영토 확장에서 특히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인 배경으론 베트남 금융시장의 빠른 발전과 탄탄한 경제 성장세가 꼽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세계경제성장률(3.6%)을 훌쩍 웃도는 6%로 전망했다. 미국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4.0%, 2.5%다.

    코로나 장기화로 녹록치 않았던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이 진출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베트남 현지 법인의 성과도 뚜렷한 편이다.

    지난해 증권사 13곳은 베트남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위탁·인수 수수료수익 등으로 지난해 8280만달러(1066억원) 흑자를 냈다. 증권사들은 베트남에서 홍콩(1억2640만달러·1628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베트남을 포함한 7개국에선 흑자를 시현했지만 중국·싱가포르·캄보디아 현지법인 등 6개국에선 코로나19 장기화로 적자가 발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경제 기초체력이 좋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실적 성장 기대감이 높다"며 "증권사들이 그간 코로나 장기화로 해외 사업에 제약받았던 만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도 수익 구조 다각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